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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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쉬는' 청년 41만… 정부, 1조원 투입해 노동시장 복귀 지원

정부가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41만여명 청년들의 노동시장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예산 1조여원을 투입한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경험 7만4000개를 제공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니트청년’(NEET, 학업이나 일·구직을 하지 않는 무직자)에게 특화된 일자리도 신규 도입한다. 아울러 은둔 청년 등을 위한 심리 상담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냥 쉬는 청년을 돕는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청년 ‘쉬었음’ 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다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약 9900억 원을 투입해 재학·재직·구직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 정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쉬었음’ 인구란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데도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사람을 의미한다.

 

우선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쉬었음 과정을 겪지 않고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재학생을 위한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도입한다.

 

내년에 389억원을 투입해 올해 12개 대학에서 시범 운영한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내년에는 50개교로 확대한다. 고용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직업계고와 일반계고 비진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지도·취업지원 서비스를 신설한다.

 

1663억원을 들여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경험 기회를 민간과 공공으로 확대한다. 기업탐방형(1만5000명), 프로젝트형(6000명), 인턴형(1만9000명) 등 양질의 청년 일경험을 확대한다.

 

중앙부처(5000명)와 공공기관(2만1000명) 청년인턴 규모도 늘리는 등 총 7만4000명에게 일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일경험 정보는 물론 일자리를 연계하는 '일경험통합플랫폼'도 운영한다.

 

국가기술자격 응시료도 50% 깎아준다. 지역 내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는 지역·산업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거점형 대학 일자리 센터’를 올해 49곳에서 내년 60곳으로 확대한다.

 

취업한 청년에 대해서는 44억 원을 투입해 초기 직장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시차·선택근무 관리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 지원을 확대하고 사업장에 1인당 30만 원을 지원해 근로 시간 단축도 유도할 방침이다.

 

고립 은둔 청년에게는 마음 회복·관계 형성 등 맞춤형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가족 돌봄 청년을 위해 연 200만 원의 자기 돌봄비가 지급되고 월 70만 원의 일상 돌봄서비스 바우처 지원도 확대한다.

 

아울러 정부는 니트 청년의 구직 의욕을 높이기 위한 청년도전 지원사업 지원 인원을 1000명 늘리고 구직 노력에 따른 인센티브도 강화하기로 했다.

 

쉬었음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해소하도록 관련 지원도 확대한다. 산업단지를 청년 친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로봇 등 자동화 스마트공장도 늘린다. 빈일자리 청년취업지원금을 신설해 2만4000명을 지원하고,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확대해 12만명에게 혜택을 나눠준다.

 

그냥 쉬었다는 청년의 수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감소하는 듯 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 추세다. 2016년 26만9000명이었던 쉬었음 청년 인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44만8000명까지 증가했다가, 거리두기 해제가 시작된 2021년 41만8000명으로 줄었고, 2022년 39만명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9월 말 기준 41만4000명으로 이미 2021년 수준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