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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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日, RAA 협정 체결 후 첫 연합군사훈련

일본 각지 자위대 훈련장서 실시
26일까지… F2 전투기도 참여 예정
닛케이 “준동맹 실천단계에 진입
‘방위협력’ 중국·러시아 견제 의도”

영국과 일본이 지난 1월 맺은 상호접근협정(RAA·체결국가 간 부대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협정)을 적용한 첫 연합군사훈련을 일본 각지의 자위대 훈련장에서 실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5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영국과 안전보장면에서 ‘준동맹’의 실천단계에 들어섰다”며 “방위협력을 심화해 중국을 견제할 의도”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작된 일본 육상자위대와 영군군의 연합훈련 ‘비질란트 아일즈 23’은 자위대의 군마현, 니가타현, 미야기현의 훈련장에서 26일까지 진행된다. 양국 모두 섬나라라는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낙도 방어 등을 가정한 훈련을 하며, 항공자위대 F2 전투기도 참여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RAA를 적용한 훈련은 지난 8월 실시한 호주와의 훈련 이후 두 번째”라며 “(RAA는) 자위대와 다른 나라 군대가 합동훈련을 하거나 재해 지역에 파견될 때 상대국에 일시체류하기 위한 절차를 간단하게 하는 것”이리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일본 육상자위대 제1공수여단 소속 병사들이 훈련하는 모습. UPI연합뉴스

RAA를 적용할 경우 출입국 시 비자 취득이나 심사가 면제되고, 훈련에 사용하는 차량, 각종 기기 등에 세금 일부를 매기지 않는다. 또 자국 운전면허증으로 상대국에서 운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국과 일본은 군사 분야 협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시작으로 RAA까지 체결했고, 2025년 예정된 영국 항공모함 전단의 인도태평양 전개 때에는 일본 기항과 연합훈련을 검토 중이다.

 

닛케이는 “양국 정부는 부대 공동 운용의 기회가 많아져 방위협력이 깊어지면 군비증강, 해양진출을 진행 중인 중국,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호주와 첫 RAA를 맺어 항공자위대의 전투기를 정기적으로 파견하고 있고, 이번 달에는 필리핀과도 체결을 위한 교섭에 들어갔다.

 

올해 신설한 안전보장 능력강화 지원(OSA) 제도(다른 나라 군대에 방위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제도) 적용 국가도 확대할 방침인 가운데 방글라데시에 여러 대의 경비정을 공여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을 견제하고, 일본의 해상교통에 중요한 인도양을 방글라데시가 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일본은 최근 필리핀에 OSA를 처음 적용해 연안 감시 레이더 5기를 무상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