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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CPI 훈풍에 관심은 ‘금리 언제 내릴까’ 로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연준이 현 5.25∼5.5%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를 언제 인하할 것이냐로 이동하고 있다. 내년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세계일보는 16일자 지면에서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코스피 2% 이상 상승…“연준 금리 인하 내년 2분기” 관측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2.20% 상승한 2486.67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상승으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1.98% 상승한 7만2200원을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3.32%), SK하이닉스(3.15%)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471억원, 1조914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1.91% 상승한 809.36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3.42포인트(2.20%) 오른 2486.67에 장을 마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이날 증시 훈풍은 전날 밤 발표한 미 CPI 결과가 이끌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로 예상치(3.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물가지표인 근원 CPI 상승률은 4.0%로 2021년 9월(4.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PI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신뢰하는 물가지표 중 하나다. 이번 CPI 발표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재차 확인됐다. 결국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낮아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전날 85.5%에서 CPI 발표 직후 94.5%로 올랐다고 밝혔다. 내년 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CPI 발표 이전 74.9%에서 90.8%로 치솟았다.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3.9%로 나타났다. 기존 1월 금리 인하 기대는 0%였다.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4.5% 아래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5%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자금은 다시 증시로 향했다. 지난 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3%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91%, 2.37% 상승하며 지난 4월27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 대비 28.1원 하락한 1300.8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긴축 종료 시점에 쏠렸다. 증권가는 미국이 내년 2분기에서 하반기쯤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 (미국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99% 이상 반영하고 있으며 연준의 첫 인하 시기는 기존 2024년 하반기에서 2분기까지 앞당겨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지표가 연준이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기고 내년 금리 인하폭이 연준의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으며 글로벌 IB(투자은행) 전망도 상당히 나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근원 CPI를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봤다. 그는 “근원 CPI가 적어도 3%를 하회해야 연준이 인하할 것으로 보이는데, 근원 CPI가 전월 대비 평균 0.2% 상승 시 3%를 하회하는 시점은 내년 2분기로 금리 인하는 하반기에나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0월 코픽스 4% 육박…주담대 변동금리 오를 듯 

 

15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0월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7%로 전월(3.82%)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달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이달에도 오르며 한 달 만에 연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12월(4.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면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하는 구조다.

서울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미국 국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융채 금리가 오른 데다, 지난해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를 다시 유치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도 오르며 신규 코픽스가 올랐다는 분석이다.

 

6월 잔액 및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도 상승세를 이어 갔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90%로 전월(3.88%) 대비 0.02%포인트 올랐고, 같은 기간 신잔액 기준 코픽스(3.29%→3.33%)도 0.04%포인트 상승했다. 신잔액 코픽스에는 기타 예수금과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이 추가로 고려된다.

 

시중은행은 16일(영업일 기준)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가 기존 연 4.58∼5.98%에서 4.73∼6.13%로 신규 코픽스 상승분만큼 올라간다. 신규 코픽스 기준 전세자금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금리도 연 4.28∼5.68%에서 4.43∼5.83%로 변동된다. 우리은행(4.94∼6.14%→5.09∼6.29%), NH농협은행(4.85∼6.56%→4.95∼6.66%)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도 각각 상승한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도 상승한다. 국민은행의 신잔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39∼5.79%에서 4.43∼5.83%로 0.04%포인트 높아진다. 우리은행도 4.99∼6.19%로 0.04% 상승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