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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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수능 변수는 'N수생'·'킬러문항'…상위권 입시 판 흔든다 [오늘의 정책 이슈]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가장 큰 변수로는 재수생 등 ‘N수생’ 비율이 꼽힌다. 수능 응시자 중 졸업생 비중은 최근 몇 년 새 증가 추세였으나 이번에는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원서 접수자는 총 50만4588명으로, 이 중 15만9742명(31.7%)이 졸업생이다. 졸업생 비중은 전년(28.0%)보다 3.7%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1997학년도(32.5%)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다. 

 

입시업계에서는 교육 당국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쉬운 수능’에 대한 기대를 키운 데다가 최근 의대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더욱 짙어지면서 수능에 재도전한 이들이 늘었다고 보고 있다. 

 

졸업생은 대입 상위권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수능을 처음 보는 재학생보다 대체로 학력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수능 난이도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응시자들이 취득한 표준점수 최고점 등으로 가늠하기 때문에 그해 응시자들의 학력 수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전년과 같은 난도로 출제됐더라도 학력 수준이 높은 응시자가 많다면 수치상으로는 전년보다 난도가 낮은 시험으로 평가된다.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비교적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응시자 중 졸업생 비율은 이번 수능보다 10%포인트가량 낮았다. 올해 수능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도로 출제되더라도, 상위권 수험생의 응시가 많으면 변별력이 떨어진 시험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올해 교육 당국이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을 배제한다는 기조를 내건 것도 변수다. 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2023학년도 수능(145점)과 비슷했지만, 만점자는 934명에서 2520명으로 급증했다. 전반적인 난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으나 초고난도 문항이 줄면서 최상위권에게는 쉬운 시험이었다는 의미다. 올해 수능도 초고난도 문항이 줄고 중고난도 문항이 늘면 최상위권 입시 구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 수능 난이도는 매년 ‘신의 영역’으로 불리지만, 올해에는 특히 더욱더 난이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던 이유다. 

 

입시업계에서는 국어는 전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수학은 전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의 경우 국어는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1점이나 됐다. 수학 만점자가 국어 만점자보다 11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두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어서 국어를 다소 어렵게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9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가 전년 수능보다 어렵게, 수능은 전년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되면서 두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2점으로 줄었다. 입시업계에서는 수능에서도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는 지난해 수준보다 어렵게, 수학은 지난해 수준 정도 난이도를 유지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며 “의대를 노린 '반수생'이 증가한 상황에서 반수생들의 학력 수준이 난이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