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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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90대 요양원서 젤리 먹다 숨져…法 “2365만엔 배상”

90대 남, 히로시마 요양원서 젤리 먹다 질식사
法 “시설 직원이 돌봄 의무 게을리 한 것 원인”
“1명이 노인 3명 맡아…1:1 돌봄은 의료비 상승”
일본 히로시마지방재판소의 모습. 주코쿠신문

 

일본에서 젤리를 먹다 숨진 90대 노인에 대해 현지 법원이 요양원에 “2365만엔(한화 2억351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히로시마시 사에키구의 한 요양원에 입소한 90대 남성 A씨는 지난 2021년 7월 시설 내 식당에서 식사 도중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확인 결과 A씨는 당시 젤리를 섭취하려 했으나 음식물을 식도가 아닌 기도로 잘못 삼켜 질식했다.

 

고인의 유가족인 장남 B씨는 “해당 시설이 구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히로시마지방재판소는 지난 6일 판결에서 해당 요양원의 책임 일부를 인정하고 이 같이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시설 직원은 젤리를 나눠주는 동안 다른 입소자가 이를 잘못 삼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직원이 이를 막을 수 있던 의무를 게을리 한 책임은 지극히 무겁다”고 밝혔다.

 

단 요양원 측이 “사고 발생 당시 심장 마사지 등 구명 조치는 이뤄졌다”고 밝힌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다.

 

A씨는 판결에 대해 “아버지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고 재발 방지를 철저히 해달라”고 밝혔다.

 

반면 시설 측은 “적절한 체계를 갖고 있었다. 판결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 의향을 밝혔다.

 

유사한 판결 또한 최근 발생했다. 지난 8월 일본 나고야에서 88세 남성이 간호 시설에서 빵을 먹다 잘못 삼켜 숨졌다.

 

이에 대해 나고야 법원은 “시설 측이 안전 및 배려 의무를 위반했다”며 2490만엔(2억1432만원)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본 소셜미디어는 “90대 노인의 잘못된 식품 섭취를 일일이 살피며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지 요양업계 또한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츠츠이 후미 프리랜서 의학박사는 현지 언론 기고를 통해 “음식물을 잘못 삼키다 돌아가신 점은 마음 아프나 이미 시설 입소자 3명당 직원 1명이 배치되고 있어 돌봄에 한계가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1:1 체재로 가면 의료비·돌봄비용의 상승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용 온라인 뉴스 기자 hj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