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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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는 감기에 효과 없어요…내성만 생길 뿐”

질병청, WHO가 정한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 맞아 캠페인 진행
증상 사라졌다고 임의 중단하면 내성 생겨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질병관리청(질병청)이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권장하고자 캠페인에 나선다.

 

16일 질병청은 ‘항생제는 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해요(항·필·제·사!)’라는 슬로건를 내걸고 18일부터 항생제 내성 예방 캠페인을 집중 홍보한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2022년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서 일반인의 약 74%가 ‘바이러스 감염질환 등에도 항생제가 필요하다’고 여겨 잘못 사용했다.

 

특히, 감기에 걸렸을 때 항생제를 복용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한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고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간혹 감기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2차 세균감염이 우려될 때 항생제가 함께 처방되기도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질병청은 항생제를 권고하지 않는 입장이다.

 

2차 세균감염 예방을 목표로 사용하는 항생제는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오히려 부작용이나 항생제 내성 위험을 증가시켜서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주원인이 항생제 오남용이라는 걸 환자와 의료인이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고 질병청은 강조했다.

 

더불어 환자는 의사에게 처방받은 항생제를 증상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간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임의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이 이번에 발표한 조사에서 ‘증상이 개선된 후에도 항생제를 중단하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가 31.9%였던 것.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은 임의로 약을 중단했다는 의미다. 임의 중단하면 세균이 항생제에 저항하는 능력이 점점 커져 나중에는 항생제가 정말 들어야 할 때 듣지 않게 된다.

 

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항생제가 불필요한 경우 처방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59.6%, 40% 이상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처방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가 항생제를 굳이 처방한 주된 이유는 2차 세균감염 예방, 항생제가 필요한지 구분이 어려워서 처방한 경우, 환자가 요구해서 등이었다.

 

항생제 내성 발생을 예방하려면 수많은 항생제 종류 중에 적합한 걸 선택해 사용을 최소화하고 환자는 증상이 개선됐다고 약을 마음대로 중단하지 말고 의사가 그만 복용하라고 할 때까지는 따라야 한다.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 제공

 

사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전 세계가 공감하는 건강 이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11월18∼24일)’을 정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11월18∼24일)’에 질병청은 서울역 2층 대합실 맞이방에서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어린이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22일에는 서울에서 대한항균요법학회와 항생제 내성 정책포럼을 개최한다. 항생제 적정 사용을 주제로 국내외 정책과 연구현황을 공유하고 항생제 내성 관리 방안을 논의하며 관련 유공자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그밖에도 11월 한 달간 질병청 누리집(홈페이지), 누리소통망, 민간전광판, 라디오 등을 다양한 곳에서 홍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