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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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0만원짜리 ‘시진핑 만찬’에 몰린 美 기업인들 [APEC 정상회의]

G2경쟁에도 中시장 뜨거운 관심
習 “中, 美의 친구될 준비돼 있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계기로 미국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재계 인사들을 만나 만찬을 함께하며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시 주석과 함께 앉는 헤드 테이블의 비용이 4만달러(약 5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계 주요 시장인 중국 정상에 대한 미국 재계의 관심은 뜨거웠다.

참석자들이 시 주석과의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앞다퉈 나선 것은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미·중 관계가 악화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을 중시한다는 의사를 시 주석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드 블랑셰트 중국학 석좌는 “중국 정부와 미국 기업의 간의 이런 교류는 중국이 여전히 사업하기에 매력적인 곳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인들과의 만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미 의회에서는 인권 논란이 있는 중국에 돈을 지불해가며 만나는 것을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신장위구르 문제 등을 언급하며 “중국 공산당 관료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미국 기업이 수천달러를 지불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날 만찬 자리에서 “중·미 관계의 문은 닫혀 있을 수 없다”며 “중국은 미국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71년 미국 탁구 대표팀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작은 공 하나가 전 세계를 움직였다”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최초의 의회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고, 이후 정부와 많은 기업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우호적인 교류의 물결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최근 워싱턴 스미소니언 국립 동물원에 있던 판다 세 마리가 중국으로 돌아간 것을 언급하며 “판다는 오랫동안 중국과 미국 국민 사이의 우정을 상징하는 사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판다 보존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양국 국민 간의 우호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