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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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나는 시진핑의 '모더스 오퍼란디' 잘 알고 있어"

라틴어에서 온 말… '작업 방식'이란 뜻
법률용어로는 '범죄 수법' 의미하기도
바이든 "앞으로도 '習=독재자' 부를 것"

“저는 그의 ‘모더스 오퍼란디’(modus operandi)를 잘 압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관해 자신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며 ‘모더스 오퍼란디’란 표현을 써 눈길을 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일하던 시절(2009년 1월∼2017년 1월)에 이미 시 주석과 많은 인연을 쌓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시 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다. 미·중 정상의 대면회담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지 꼭 1년 만이다.

 

정상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이번 만남의 성과를 설명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한 기자가 “대통령께선 시 주석을 신뢰하느냐”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와 시 주석의 인연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자신은 부통령이고 시 주석은 아직 부주석이던 시절부터 여러 차례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그는 “저는 세계 그 어떤 지도자보다 시 주석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며 “그래서 저는 그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의 모더스 오퍼란디를 잘 안다”고 덧붙였다.

 

모더스 오퍼란디는 라틴어에서 온 단어다. 이니셜을 따 MO라고도 쓴다. 한국어로는 ‘습관’이나 ‘작업 방식’을 의미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해석하자면 시 주석의 습관 또는 작업 방식을 자신이 다 꿰뚫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것은 모더스 오퍼란디는 법률용어로도 널리 사용된다는 점이다. 보통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이 범인의 행동 방식, 곧 ‘범죄 수법’을 가리킬 때 이 표현을 자주 쓴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무슨 의도로 굳이 오더스 오퍼란디라는 어구를 꺼내들었는지 알 순 없으나, 듣기에 따라선 다소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 말미에 기자가 “앞으로도 시 주석을 독재자(dictator)라고 부르겠느냐”고 묻자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시 주석)는 우리(미국)와는 전혀 다른 정부 형태에 기반을 둔 공산주의 국가를 이끄는 사람이란 점에서 독재자”라고 부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