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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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PBC 1차전 승부치기 끝에 호주에 진땀 승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경험과 세대교체가 우선이다.”

 

류중일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을 앞두고 내놓은 포부다. APBC의 성격이 성적보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의 국제경험과 성장을 위해 치러지는 만큼 승리에 집중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이번 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선수들의 평균연령인 23.2세보다 낮아진 21.8세로 꾸려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호주와 일본, 대만 역시 100% 전력이 아닌 유망주를 중심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렇다고 승리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 4개 나라 야구 유망주가 모인 대회에서 한국은 첫 경기 호주전에서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10회말 무사 1,2루에서 노시환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예선 1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승부치기에서 터진 노시환(23·한화)의 좌전 적시타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유망주를 대상으로 하는 경기라고 하지만 호주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리그라고 자부하는 한국야구이기 때문에 경기 내용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타선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대표팀 타선은 9회까지 7안타 8볼넷을 얻었다. 호주는 3개의 실책까지 범하면서 스스로 무너질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한국 타선은 9회까지 단 2점밖에 뽑아내지 못한 채 침묵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는 만족스러울 만한 성과가 나왔다. 선발투수 문동주(20·한화)는 호투했고, 이어 등판한 불펜진도 무실점으로 호주 타선을 틀어막았다. 특히 악조건 속에서도 문동주는 제몫을 다했다. 문동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던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으로 실전에서 공을 던졌다. 여기에 마운드가 한국보다 높았고 공 역시 익숙하지 않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도 좁았다. 문동주는 첫 타자 리엄 펜스와 승부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것처럼 보이는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볼넷을 내줬고, 3번타자 릭슨 윙그로브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1사 1, 3루에서 문동주는 클레이턴 캠벨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 알렉스 홀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두 번째 실점을 했다. 문동주는 6회 두 타자를 처리한 뒤 볼넷을 내줬고 이후 마운드를 김영규(23·NC)에게 넘겼다.

 

이후 불펜은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영규가 0.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신민혁(24·NC)과 최지민(20·KIA), 최승용(22·두산), 정해영(22·KIA)이 순서대로 마운드에 올라 호주 타선을 잠재웠다. 

 

1-2로 끌려가던 한국은 8회 김도영(20·KIA)의 2루타와 김주원(21·NC)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이번 대회는 승부치기가 도입돼 10회부터 무사 1, 2루에서 공격이 진행된다. 10회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선두타자 캠벨을 삼진으로 처리한 후 다음타자를 병살타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2-2로 맞선 10회 말 무사 1, 2루에서 시작한 승부치기에서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노시환의 적시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역대 국제대회에서 호주와 역대전적에서 9승4패를 기록하게 된 한국은 결승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이번 APBC는 4개팀이 풀리그를 치른 뒤 상위 2개팀이 결승에서 맞붙는 식으로 진행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