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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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만나는 지역작가 예술작품… “학생들 정서안정·창의체험 큰호응”

인천시교육청 ‘찾아오는 미술관 이음’

학교와 지역예술인 잇는 프로젝트
18개교서 운영 “일상서 예술 경험”

지난 15일 오전 방문한 인천부개초등학교 본관 1층에 들어서자 양쪽 벽면을 채운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소 공간은 협소했지만 어느 예술가의 특별전을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와 지역작가를 잇는 ‘2023 찾아오는 미술관 이음’ 프로젝트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사업은 교내에 갤러리 공간을 조성해 청소년기 학생들의 심리·사회적으로 안정된 정서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 문화 감수성·수용성까지 기르자는 목적이다. 동시에 교과와 연계된 미술관 수업으로 학내 생활을 한층 풍요롭게 이끌고자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으로도 부른다.

지난 15일 인천부개초교 본관에서 그림책 원화전을 열고 있는 정은미 작가의 미술관 활용 수업 모습.

부개초는 이달부터 ‘은플’ 정은미 작가의 그림책 원화전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손길이 닿은 책 가운데 가장 애착을 가진 일부를 선보였다. 전날 현장에서는 3학년생을 대상으로 정 작가의 설명이 한창이었다. 잔뜩 몸이 웅크려진 14살의 반려견을 캔버스에 담아낸 ‘낮잠’ 작품을 그가 가리키며 “강아지는 갈수록 잠자는 시간이 길어진다. 하루종일 그럴 때도 있다”면서 “바쁜 나날 속에서 함께 배려하고 성장한 데 대한 고마움·감사함·사랑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가장 최근 완성한 가로·세로 90㎝×117㎝ 크기의 ‘어부의 길’ 유화를 소개하자 학생들은 “얼마나 오래 걸렸어요”나 “재료는 무엇을 쓴 거예요” 등 저마다 궁금증을 쏟아냈다. 잠시 뒤 3층의 교실로 옮겨 이어진 수업에서는 스케치, 구성, 채색 등을 거쳐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전했다. 그렇게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이 흘렀고 정 작가의 마무리 발언에 학생들은 고사리손을 모아 박수를 쳤다.

부개초 미술관 담당 이정환 교사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예술로 이어지는 협력적인 관계로 예술교육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며 “학생·학부모에게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문화적인 눈높이를 향상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담당자의 업무 과중이나 어려움이 해소되도록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 부개초를 비롯해 관내 18개교에서 ‘미술관 이음’을 운영 중이다. 중산고·해사고·산곡남중의 경우 순회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다음달 중 사례나눔 및 평가회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중등교육과 김수희 장학사는 “특정 미술관을 찾거나 디지털화 또는 인쇄된 작품을 감상하는 게 아닌 일상에서 작가 그리고 실물들과 만나는 수업”이라며 “아울러 인천의 예술인과 상생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