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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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끌어가는 사람의 능력 부족으로 ‘국민의당’ 소멸… 이준석·금태섭은 다를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MBC 라디오서 安 의원의 ‘국민의당’ 시절 떠올려
與 중진 겨냥 “정치 자세 잘못됐다” 지적도…이준석 행보 논한 데 따른 반응으로 보여
지난 10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와의 회동을 마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의 회동 자리를 마련해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끌어가는 사람의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소멸돼버리고 말았다”고 과거 제3당 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 시절을 잠시 떠올렸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능력이 없다’는 인물의 이름을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공동대표였던 천정배 전 의원보다는 지금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가리킨 것으로 보였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대표와 금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두고 ‘과거 국민의당이라는 제3정당이 있었는데 그거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리더의 능력이 없어 국민의당이 소멸됐다는 발언에 진행자가 안 의원을 언급하자, “그런 것”이라는 말로 김 전 비대위원장은 답을 대신했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다’라는 진행자의 추가 반응에도 직접 이름만 말하지 않았을 뿐, “그렇게 본다”며 사실상 안 의원을 겨냥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신당 움직임에 들어간 이 전 대표와 금 대표의 리더십이 국민의당 시절과 다르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이준석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겪어봤고, 금태섭 전 의원은 민주당 속에서 겪어보지 않았나”라며, “두 당이 뭐 때문에 오늘날의 상황에 처했는지 알고,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당을 만든다고 할 것 같으면 나름 지향하는 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에 흐지부지 헤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2016년 3월23일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왼쪽)가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2016년 2월 국민의당이 거대 양당 구도 개편과 정치 혁신 그리고 중도층 결집을 내세워 제3당의 첫 기치를 올리며 야심차게 발을 내딛자, 그 해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교섭단체를 이루거나 그 이상 성과를 내면 한국 정치 판도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한국 정치를 뒤흔들 태풍이 아니라 ‘찻잔 속의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었는데,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당 지도부의 역할 조율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천 전 의원과 안 의원 ‘공동대표 체제’의 순조로운 역할 분담이 불투명해 보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두 사람에 김한길 상임위원장을 더한 소위 ‘삼두마차’ 형태로 세력 간의 지분나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치 불투명한 미래를 예상이라도 했던 듯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김 전 비대위원장은 비슷한 시기 기자간담회에서 “창당하셨으니 계속 발전하기를 개인적으로는 바란다”면서도 “소망과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은 다를 수 있어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뼈 있는 언급을 했다. 당의 발전은 그 당의 능력 여하에 달려있다면서다.

 

국민의당은 이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내홍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완전히 쪼개졌고, 국민의당 대표이던 안 의원은 통합반대파를 향해 ‘해당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경고 메시지까지도 던졌다. 국민의당은 이후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이 생겨나면서 정치의 한 페이지 속으로 사라졌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월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태도를 바꿔 이준석 전 대표에게 손을 내미는 그림은 가능성이 없다고 보나’는 질문에는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를 상대로 다시 들어와야 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서 얘기하는 거는 정치의 자세 자체가 기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우선 답했다. 여당 대표를 징계하고 같은 인물을 다시 활용할 수 있다는 안목을 가졌다면 ‘정치 낙제생’이라는 거다. 이 표현은 국민의힘의 중진을 겨냥한 것으로 비쳤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용산 대통령실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일부 시선에는 “인요한 위원장이 자기 힘을 어느 정도 과시하려고 그런 인상을 갖다 풍기는지 모르지만 그런 상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김 전 비대위원장은 잘라 말했다. 최근 인 위원장의 ‘尹이 소신껏 하라더라’는 라디오 인터뷰와 ‘그런 건 없었다’는 대통령실 반응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인 위원장이 그런 얘기 자체를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면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