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은행과 정유사 등이 초과이익을 내면 부담금을 징수하는 이른바 '횡재세' 법안과 관련 "국민의 70% 이상이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고금리로 엄청난, 특별한, 예상하지 못한 이익을 거둔 금융기관들 그리고 고 에너지 가격에 많은 이익을 거둔 정유사 등에 대해서 횡재세를 부과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민께서도 70% 이상이 횡재세 도입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국민 70% 이상' 동의 발언은 최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는 전날 전국 만 18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횡재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은행과 정유사 모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58.4%, '은행만'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7.7%, '정유사만'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4.7%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경기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고금리에 따른 엄청난 고통 겪고 있으나 금융권들은 이 상황을 활용해서 고금리로 엄청난 영업이익을 쌓고 있다"며 "사상 최대 규모로 이익을 보고 있는데 그만큼 결국 우리 국민·기업 부담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영국도 에너지 부담금을 통해 영업이익의 35%를 횡재세로 부과한다"며 "우리만 하는 일은 아니라는 말씀"이라고 보탰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소상공인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해 가며 은행권의 고금리 이익을 질타했다.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횡재세 도입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은행권의 초과이익 문제는 신중히 다뤄야 한다"며 "횡재세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저격했다.
윤 원내대표는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고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이 높은 예대금리차로 손쉽게 돈 번다고 하지만, 과감한 혁신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일도 언제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인세와의 이중과세 논란과 다른 기업과의 조세 형평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이런 (횡재세 관련) 법적 논란을 염려해 세금으로 거두지 않고 부담금 형식으로 걷는다는 계획이지만, 화장을 아무리 해도 민낯이 어디 다른 데로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은 은행의 초과이익 문제에 대해 시장경제 원리와 맞는 방향으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 14일 은행 등 금융회사가 이자수익을 많이 냈을 경우 초과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부담금을 징수하는 횡재세법(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금융회사가 직전 5년 평균 대비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부과·징수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 기준으로 추정하면 은행들은 약 1조9000억원을 토해내야 한다.
걷힌 기여금은 장애인·청년·고령자 등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포함한 금융소비자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직접적인 지원사업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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