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5) 할머니가 대학 강의 중에 위안부에 대해 ‘일본군을 자발적으로 따라갔다’거나 ‘자발적 매춘‘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경희대 교수에 대해 엄벌을 촉구했다.
17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5일 최정식 경희대 철학과 교수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자필 진술서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보냈다.
진술서 등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취지의 최 교수 발언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저를 포함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교수를 “교수 자격이 없는 자”라며 “강력한 처벌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진술서를 쓰면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입니다’라는 표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는 심정을 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교수는 올해 1학기 신입생들이 듣는 전공 수업 ‘서양철학의 기초’에서 “위안부 가운데 다수가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지난 9월 졸업생 96명은 최 교수에게 ‘역사 왜곡 망언’을 철회하고 학과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는 대자보를 교내에 붙이기도 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1학기 강의에서도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는 이 같은 최 교수에 대해 학교에 파면을 촉구한 상황이다. 경희대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고 최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동대문서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 교수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잇달아 고소·고발하면서 최 교수의 발언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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