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다시 타봐도 ‘역시’… 편안한 전기차 폭스바겐 ID.4 [시승기]

다시 타봐도 ‘역시는 역시’였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폭스바겐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의 2023년형 모델은 전기차의 이질감 없이 특유의 편안한 주행 감각을 제공했다.  

 

최근 폭스바겐코리아가 진행한 ID.4 시승 행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이 모델을 두 번째 만났다. 그 사이에 새로 출시된 경쟁사의 쟁쟁한 전기차를 많이 타봤지만, 전기차 초보에게 친절한 조작과 승차감으로 각인됐던 ID.4의 첫인상은 여전했다. 

2023년형 ID.4의 주행 모습.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ID.4는 ‘D’(드라이브) 모드와 회생제동을 활용하는 ‘B’(브레이크) 모드의 두 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야 회생제동을 조작할 수 있는 전기차도 있지만 ID.4는 계기판 우측에 달린 기어 노브로 직관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돼있다. 덕분에 도로 유형과 교통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꿀 수 있고, 무엇보다 전환이 상당히 매끄럽다.   

 

D모드는 전기차의 특징인 급가속·급감속이 거의 없어 내연기관 차를 탈 때와 거의 비슷하다. B모드는 감속할 때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이 적극적으로 가동돼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속도가 더 빨리 떨어지지만,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와 비교하면 급격하지 않은 편이다.

 

주행의 기본기도 탄탄하다. 속도를 올려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과 회전할 때 단단하게 지지하는 힘 등 차의 본질에 충실하다. 최고출력 150kW(204PS), 최대토크 31.6kg.m(31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폭스바겐이 전기차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기차 특유의 튕겨나갈 듯한 가속력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다. ID.4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8.5초다.

 

ID.4는 지난해 9월 국내 출시 이후 2주 만에 초도물량이 완판되며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2023년형도 수입 전기차 판매 2위를 나타내고 있다.  2023년형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강화된 주행거리와 전비다. 최적화된 회생제동 시스템 등을 통해 복합주행거리는 421㎞, 전비는 4.9㎞/kWh로 향상됐다. 실제 주행을 하면서 확인해본 전비는 5.9㎞로, 공인 수치보다 약 20% 높게 나왔다. 

2023년형 ID.4의 내부.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실내는 준중형 차급에 비해 넉넉하게 느껴졌다. 짧은 오버행과 2765㎜의 긴 휠베이스로 동급 SUV 중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간소하고 작은 계기판,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지만 빠지는 것 없는 기능을 담고 있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외관과 어우러지며 미니멀한 디자인을 지향한 모습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ID.4가 유럽산 수입 전기차 중 최대 수준의 보조금을 제공한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2023년형 ID.4의 가격은 5690만원 부터이며, 국비 보조금은 580만원을 받는다. 지자체에서 지급되는 보조금까지 적용하면 실구매 가격은 4000만원 후반대에서 5000만원 초반대로 낮아진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