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일상속문해력] 분야별 전문용어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요즘 신문, 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일명 ‘빈대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빈대믹’이란 무엇일까? 유럽, 미국 등에 이어 최근 한국에서도 인천, 서울, 아산, 대구 등 전국적으로 빈대가 나타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빈대믹’은 ‘빈대’와 ‘팬데믹’을 합쳐 만든 신조어라는 것을 쉽게 유추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모른다면 어떨까? ‘빈대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채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면서 그 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전문용어들이 연일 신문, 방송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앞서 이야기한 팬데믹을 비롯하여 코호트 격리, 에어로졸, 신속 항원 검사, 음압 병상 등이 그것이다. 해당 분야 종사자가 아닌 사람이 이러한 용어를 처음 접하게 되면 당혹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실제로 2020년 국립국어원에서 실시한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9%가 신문·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말의 의미를 몰라서 곤란했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그중 36.3%는 그런 일이 자주 있다고 응답하였다. 의미를 몰라서 곤란했던 말은 주로 어떤 말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수 이상이 ‘전문적인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꼽았다. 한자어, 신조어, 외래어·외국어를 제치고 전문용어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즉, 많은 국민들이 신문·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전문용어의 의미를 몰라서 곤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각 분야의 전문용어를 어떻게 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을까? 이미 각 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각자의 목적이나 필요에 따라 구축한 전문용어집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를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통합하고 일관성 있게 정비를 한다면 쉽게 전문용어의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학계나 산업계에서도 언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에서는 각 기관이나 단체에서 구축한 용어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국민들이 전문용어 정보를 한 곳에서 한눈에 찾아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다양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용어 정보 플랫폼 ‘온용어’를 개발하고 있다. 2024년에 공개하여 시범운영을 할 예정이니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현주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