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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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女랑 둘둘이 어디로”…‘해외 연수’ 나간 축협 조합원들 유흥업소行

축산 현장·전통시장 방문 일정에 없어 사실상 '관광' 지적도
MBC 캡처

 

경기도의 한 지역 축산농협 중년 남성 조합원들이 해외 연수 명목으로 파타야 관광을 즐기다 단체로 유흥업소 여직원들과 숙박업소에 입성했다. 해당 축협 측은 유흥업소 이용에 연수비용을 쓴 것은 아니기에 진상 조사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했다.

 

16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태국 유명 휴양 도시인 파타야의 한 유흥주점 주차장에 관광버스 두 대가 도착, 한국인 중년 남성들이 줄지어 내렸다. 두 대의 관광버스에는 경기도 지역 한 축협 이름이 버젓이 붙어 있었으며, 2호차와 3호차로 나뉘어 있었다.

 

주점 안에는 젊은 여성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줄지어 서 있었다. 몇 시간 뒤 날이 어두워지자 술집을 나온 일부 남성들은 타고 왔던 버스가 아닌 승합차에 타고 어디론가 갔다. 이들이 내린 곳은 숙박업소로 보이는 인근의 한 건물. 이곳에서 조합원들은 저마다 짝을 지은 여성들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MBC 캡처

 

태국에서 유흥업소 여성들과 함께 사라진 중년남성들은 경기도 한 지역 축협 조합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축협 조합원들은 대의원과 직원 등 총 120명이 3박 5일 일정으로 해외 연수에 나섰다.

 

해당 축협 관계자는 “공식 일정 이후에는 저희가 크게 제재하지 않는다”며 “대신 (직원들이 조합원들에게) ‘이런 걸 좀 지켜주십시오’ 하고 당부한다”면서 당일 공식 일정을 마친 일부 참가자들의 일탈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술집에 간 날의 일정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알정에는 ‘황금 절벽 관광’, ‘코끼리 트레킹’, ‘열대 테마파크’, ‘아쿠아리움 관람’ 등 패키지여행 코스나 다름없었다. 그중 '여행의 피로를 풀어줄 전통 마사지 60분'은 빨간색 글씨로 강조돼 있었다.

파타야에서 연수 버스를 이용해 단체로 유흥업소를 이용한 조합원들의 ‘해외 연수’ 일정표. MBC 캡처

 

매체가 다른 날짜의 일정도 보여달라고 요청했으나, 축협 측은 이를 거부했다.

 

2년에 한번씩 지역 축협 예산 1억여원을 사용해 이뤄지는 해외 연수는 현지 축산 현장이나 전통시장 등을 방문하는 ‘상반기 운영 공개회의’라는 명목이지만, 올해는 그런 곳에 안 갔다는 고 한다.

 

관계자는 “(축산 현장 방문은) 전염병 문제가 좀 있어서 일정 계획에는 있었는데 진행을 못 한 거로 알고 있다. (시장은) 지나가다가 본 건 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유흥주점 방문에 연수 비용이 쓰이지 않은 만큼 진상 조사 등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