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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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 “포스코는 포항시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내년 포항 남·울릉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포스코가 성남 위례지구에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설립을 확정했다는 소식에 포항시민으로서 깊은 우려와 실망을 넘어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고 19일 밝혔다

 

이 전 관장은 “포항시민들을 더 놀라게 하는 것은 포스코가 항변하는 수도권 분원의 규모다. 포스텍 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건물 일부를 임대해 리모델링하고, 기존의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한 수준의 포항 본원에 비해 이번에 발표한 수도권 분원은 부지 면적만도 본원의 24배가 큰 5만여㎡에 달한다”며 “사업비 규모는 약 2조 원에 달해 포항 본원에 투자된 48억 원의 400배에 이른다는 점은 포항시민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듯 분원(지사)의 규모와 예산이 본원(본사)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상황에서 포스코는 ‘포항 본원은 제조 현장과 연계된 양산단계 연구를, 수도권 분원은 우수 대학과 연구기관, 미국 실리콘밸리 등 해외 연구 거점과의 협업을 통한 기초·공통 연구를 수행해 연구 결과 결실이 지역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

이어 “하지만 이는 결국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은 실질적인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포항 본원은 그저 이름만 ‘본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관장은 “더욱이 지난 2021년 포항 본사의 수도권 이전 문제로 지역의 큰 반발에 부닥쳤던 포스코는 지난해 2월 포항시, 지역 시민단체 등과 만나 ‘수도권 본사 포항 이전⋅미래기술연구원 포항 본원 설치’를 약속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며 “포스코의 이번 결정은 포항시민들을 향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드러낸 셈이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이 약속의 원활한 이행 및 지역 상생 협약을 위해 포항시와 포스코가 공동으로 구성한 TF팀이 최근 1년 가까이 개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포스코가 포항시는 물론 포항시민과의 약속에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어 더욱 실망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포스코는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 시민’이라는 정체성을 선포하고, 성숙한 현대 사회 시민처럼 사회 발전을 위해 공존, 공생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주체가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피부로 느끼거나 실감하는 포항시민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 포스코에 되묻는다. 자신들이 발을 딛고 있는 지역사회와의 상생발전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지역주민과의 약속을 식은 죽 먹듯이 파기하기가 그렇게도 쉬운 일인가?”라며 “이제라도 포스코는 미래기술연구원의 수도권 분원 설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포항 본원을 중심으로 한 미래기술연구원의 운영을 통해 당초 포항시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