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자연기금(WWF)의 ‘기업 공동 플라스틱 감축 선언’(PACT)에 가입한 국내 11개 기업이 한 해 동안 1만1915t의 플라스틱을 감축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플라스틱 일회용품 약 17억개를 줄인 것과 같은 양이다.
WWF는 20일 기업 공동의 플라스틱 감축 선언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국내 11개 기업의 연간 성과를 담은 두 번째 ‘PACT(Plastic ACTion)‘ 성과보고서를 발간했다.
PACT는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WWF가 전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기업 공동의 다자간 선언이다. 제품 생산 단계부터 디자인,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중장기적으로 감축하고자 하는 목표에 따라 2019년 출범했다. 한국에선 2021년에 처음으로 PACT 선언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6개 기업을 시작으로 현재는 13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1개 PACT 가입 기업이 지난해 감축한 플라스틱양은 1만1915t이다. 이는 일회용 컵 약 5000만개, 페트병 약 4000만 개 등 플라스틱 일회용품 약 17억개를 줄인 것과 같은 양이다.
기업들은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 방법 등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용기 경량화, 재생 플라스틱 사용 등의 방식으로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에는 제품 포장재의 재생 플라스틱 사용량을 늘려 지난해 대비 약 81만4000㎏의 플라스틱을 감축했다.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화장품 용기를 제작하는 등 지속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기도 했다.
일부 기업에선 불필요한 부품을 제품에서 삭제하는 등 디자인적 변화를 통해 플라스틱을 사용을 줄이기도 했다. 씨에이치코스메틱은 뚜껑과 금속이 포함된 펌프 디스펜서(공급기)를 별도로 제공할 때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펌프를 제품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폐기물 약 6만800개가 줄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제품 판매량 증가로 생산이 늘어나며 결국 전체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WWF는 “재활용 플라스틱 품질과 사용 비율을 높여 자원순환 고리를 강화하고 적용 가능한 산업군에서는 일회용품보다는 다회용품으로 서비스를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