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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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싫었던 멀티포지션, 성장에 도움”

한국인 첫 MLB 골드글러브 김하성

“후배들에 동기부여 돼 기뻐”
2024년 시즌 뒤 FA 자격 획득
“그래도 샌디에이고가 좋다”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어썸킴’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처음에는 싫었던 멀티 포지션 소화가 지금은 큰 도움이 됐다”면서 “내년에는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 동시 수상에 도전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받아서 영광”이라며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 친구와 프로야구에서 뛰는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거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하성이 20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하성은 지난 6일 MLB 사무국이 발표한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비 능력만 보는 골드글러브를 한국인이 받은 건 김하성이 최초다. 아시아 선수로도 10년 연속 외야수 부문 수상자인 스즈키 이치로(일본)에 이어 두 번째이자 내야수로는 최초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2루수로 106경기 856.2이닝을 소화했고, 3루수로 32경기 253.1이닝, 유격수로 20경기 153.1이닝을 책임졌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물샐틈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김하성은 “과거엔 멀티 포지션 소화가 엄청 싫었다. 고교 때나 프로에서도 유격수만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이 메이저리그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성장하는 데 큰 발판이 됐다”고 돌아봤다.

빅리그 3년 차인 2023시즌, 김하성은 타격에서도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유틸리티 부문 실버슬러거 후보에도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는 “실버슬러거도 받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타격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올해 후보에 한 번 올라봤으니 더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내년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다. 샌디에이고가 시장 가치가 올라간 김하성을 유망주와 트레이드해 ‘리빌딩’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올 시즌 내내 이러한 트레이드설에 시달렸던 김하성은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어느 팀이든 뛸 수 있는 출전 시간이 주어진다면 상관없다. 그래도 저는 샌디에이고가 좋다”고 속내를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