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한파로 올해 들어 현재까지 신규 상장 공모금액 규모가 3조원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가 아직 한 달 정도 남았지만 지난해 16조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IPO(기업공개)를 통해 상장한 주식 절반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상장한 기업은 141개로 지난해(136개), 2021년(129개)과 비교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서 15개 기업, 코스닥에서 112개 기업, 코넥스에서 14개 기업이 상장했다. 하지만 공모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올해 평균 공모금액은 234억원으로 지난해(1184억원)와 2021년(1554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공모금액 합계 역시 올해 3조3044억원으로 지난해 16조1141억원, 2021년 20조431억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신규 상장한 종목 절반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투자자에게 외면받는 상황이다. 스팩(SPAC·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올해 11월까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는 71개 신규 종목이 상장했는데 이날 기준 38개(54%) 종목의 주가는 공모가에 미치지 못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 시지트로닉스, 씨유박스 3개 종목은 공모가에 비해 50% 이상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뻥튀기 상장 논란에 휩싸인 파두도 공모가(3만1000원) 대비 36%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올해 공모가 대비 가장 주가가 많이 상승한 종목은 미래반도체로 이날 공모가 대비 242.50% 상승률을 보였다. 에스와이스틸텍과 꿈비도 각각 181.11%, 169.90% 주가가 상승하며 뒤를 이었다. 올해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IPO ‘대어’(大魚) 2곳도 공모가 대비 2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지난달 코스피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2만6000원) 대비 125.00% 상승한 5만8500원에 이날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 코스피에 상장한 에코프로의 관계사 에코프로머티도 이날 상한가(29.90%)를 기록하며 공모가(3만6200원) 대비 105.25% 상승했다.
증권가는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에 내년 증시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IPO 한파는 점차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대형 IPO 종목들이 증시 상황을 우려해 내년으로 상장일정을 미뤘는데 증시 상황이 나아져 수급이 받쳐준다면 IPO 시장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으로 주목받은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해 컬리, 케이뱅크, CJ올리브영, LG CNS 등 여러 대형 기업이 연내 상장을 예고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0.86% 상승한 2491.20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종목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0.28% 상승한 7만27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7만3600원)에 가까워졌다. SK하이닉스는 1.15% 상승한 13만1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도 각각 2.78%, 1.83% 올라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1.75% 상승한 813.08을 기록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7.22%, 5.46% 상승하며 지수를 이끌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증시가 3주 연속 급등세를 기록해 단기적으로 쉬어갈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 지표와 변동성 지표는 의미 있는 저점권에 근접해 상승 방향성이 명확해졌다고 볼 수 있지만 단기 과열 해소, 물량소화 국면은 감안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