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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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원전 예산 깎고 재생에너지 늘려… 與 “혈세 나눠먹기 계속하겠단 건가”

野, 상임위 관련 예산안 단독 처리
이재명 “尹 삭감 간병비 사업 복원”
민주당 연일 예산 증액 드라이브
與 “국가재정 위협 선심성 남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윤석열정부에서 삭감을 추진 중인 요양병원 간병비 및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증액해 되돌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산 정국 초입부터 국회 상임위원회 10곳에서 9조원가량을 증액하는 예산안을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였던 기조를 이어가 사실상 윤정부 ‘건전 재정’ 예산안을 통째 뒤집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여당은 민주당의 ‘예산 독주’에 “선심성 증액”이라며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당 회의에서 “민주당은 정부가 전액 삭감해 버린 요양병원 간병비 시범사업 예산을 복원시키도록 하겠다”며 “간병비의 건강보험 급여화 또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했던 사업”이라며 “더는 말 따로 행동 따로 되풀이하지 말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정부가 전액 삭감해 버린 요양병원 간병비 시범사업 예산을 복원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위한 관련 예상 증액도 예고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재생에너지 예산을 최소 지난해 수준으로 증액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구축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말대로 민주당 소속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들은 이날 상임위에서 여당 불참 속에 원전 관련 예산 1900억원을 삭감하고 재생에너지 예산은 4000억원 규모로 증액 편성하는 안을 단독 처리했다. 여당 소속 산중위원들은 “천문학적인 보조금 빼먹기 사태를 바로잡으려는 정부 노력을 짓밟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국민 혈세 나눠먹기를 계속하겠다는 반국가적 행태”라며 반발했다. “가히 군사작전과 같은 예산안 테러”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나라 살림 적자가 70조원을 돌파했다”며 “국민의힘은 재정 규모보다 내실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원칙으로 ‘재정 건전성’에 방점을 찍기로 한 것”이라고 야당에 맞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 정부 예산안 삭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고질적인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여당은 민주당이 3000억원 규모 청년 예산을 80% 삭감하고, 윤 대통령의 공약인 첨단 바이오 글로벌 역량 강화 예산 등 1조1600억원가량을 감액한 반면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사랑 상품권 예산 7000억원, 새만금 개발사업 예산 약 3700억원 증액을 밀어붙이는 것을 두고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예산 심사에서는 내년도 정상 외교 예산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야당은 예산이 과다하게 책정됐다며 삭감을 주장했고, 여당은 수출시장 개척 등 국익을 위한 예산이라며 맞섰다. 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모르겠는데 예산이 과잉되고 잘못하면 국민 지탄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은 “정상 외교를 일반 경제가 어렵다, 안 어렵다는 것과 연계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코로나가 끝나고 세계 6대, 10대 대국에 맞게 하는 정상적인 외교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배민영·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