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영향 등으로 인도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려던 중국 업체들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줄줄이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9일 중국 럭스쉐어가 애초 인도에서 추진하던 3억3000만달러(약 4255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베트남으로 전환한 것을 언급하며 이런 변화는 외국인 투자자, 특히 중국 투자자에 대한 인도 시장의 보호주의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2011년부터 스마트폰 등 애플 제품을 생산해온 럭스쉐어는 지난해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발한 직원들이 대거 이탈한 뒤 애플의 주요 협력사로 자리 잡았다.
럭스쉐어는 애플의 생산거점 탈중국 기조에 발맞춰 여러 차례 인도에서 사업을 확장하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에 그쳤다. 결국 럭스쉐어는 베트남 북부 박장성에 3억3000만달러를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용 케이블, 스마트워치 등을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상하이국제연구소 중국·남아시아 협력 연구센터 류종이 사무총장은 글로벌타임스에 럭스쉐어의 인도 내 생산이 무산된 데 대해 “이번 결정은 애플 공급망에 속한 제조 기업과 인도 내 애플 휴대전화 전체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는 인도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을 제안했지만 인도 정부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인도 투자와 관련된 심의 과정에서 보안 문제가 지적됐다”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가 민족주의 정서를 내세워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치엔펑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연구부장은 “인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주요 제조 허브가 되려는 인도의 야심찬 계획에 많은 위험과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과도한 보호주의가) 후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