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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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즐겼던 로마 황제, 英 박물관 "'그녀'로 표기하는 것이 적절해"

엘라가발루스 황제 조각상.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영국의 한 박물관이 잦은 여장 등의 기행으로 유명한 로마의 황제 엘라가발루스를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인정하고 공식 표기에서 '그녀'(she)라는 대명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히친에 위치한 노스 하트퍼드셔 박물관은 역사 문헌 등을 통해 알려진 엘라가발루스 황제가 선호한 성별을 존중해 그를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서기 218년에 집권해 222년 암살당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 집권했던 엘라가발루스 황제는 여장을 자주 즐겼으며 자신을 여성으로 지칭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 시대 기록자 카시우스 디오가 남긴 글에 따르면 엘라가발루스를 암살하고 집권한 세베루스 알렉산더 황제를 위해 일하던 기록자였기 때문에 암살을 정당화하고자 악의적으로 왜곡된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도 있다.

 

앤드루 월러스-하드릴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로마인들에게 ‘트렌스젠더’라는 범주에 대한 인식은 없었지만 여성으로서 성행위를 한다고 남성을 비판하는 것은 그에 대한 최악의 모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록을 기반으로 엘라가발루스를 암살하고 집권한 세베루스 알렉산더 황제를 위해 일하던 기록자였기 때문에 암살을 정당화하고자 악의적으로 왜곡된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도 있다.

 

앤드루 월러스-하드릴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로마인들에게 ‘트렌스젠더’라는 범주에 대한 인식은 없었지만, 여성으로서의 성행위를 한다고 남성을 비판하는 것은 그에 대한 최악의 모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록을 기반으로 엘라가발루스를 ‘최초의 트랜스젠더’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노스 하트퍼드셔 박물관은 전시 설명에 사용되는 인칭 대명사는 당사자가 직접 사용했거나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것으로 쓰여야 한다는 박물관 규정에 따라 엘라가발루스를 ‘그녀’로 지칭하기도 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