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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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희생 마다 안해”… 한동훈은 대전서 팬몰이

與 스타 장관들 총선 역할론 고조

元, 이재명 지역구 등 출마 고심 중
韓 법무부 행사, 지지자 몰려들어
유상범 “韓 출마가능성 70%로 커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윤석열정부 ‘스타 장관’들의 총선 역할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장관은 대구에 이어 21일 대전에서 전국구 행보를 이어갔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결 가능성이 제기된 원 장관은 사실상 험지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일 총선에 임해야 한다면 국민과 당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도전과 희생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당 혁신위원회가 띄운 희생론에 사실상 화답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3선 의원 출신이자 ‘여권 잠룡’인 원 장관은 민주당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비롯해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 연내 통과 촉구를 위한 주민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또 원 장관은 “현직 장관으로 지금 맡고 있는 여러 민생 과제에 집중해야 하는 입장이라 아직 얘기되거나 정해진 바가 없고 그럴 상황도 아니다”라면서도 “구체적인 논의를 떠나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도전과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기본자세를 갖고 있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원 장관은 아주 험지로 출마하게 될 것”이라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나오면 주목할 만한 뉴스를 많이 만들어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대전을 찾은 한 장관은 “여의도에서 (국회의원) 300명만 쓰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 나는 나머지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총선 출사표’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또 한 장관은 지난주 대구에 이어 또 한 번 ‘정치인 팬미팅’을 방불케 하는 행보를 보였다.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평가 시스템인 대전 한국어능력평가센터(CBT) 개소식에 한 장관 지지자 50여명이 몰렸고, 지지자들은 한 장관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한동훈 대통령” 등을 외쳤다. 한 장관 역시 지지자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어줬다. 한 장관은 오는 24일에는 울산도 찾는다.

 

시민들과 셀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대전 중구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CBT 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뒤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당내에서도 스타 장관 역할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한 장관이 가지고 있는 많은 훌륭한 자질이 대한민국을 위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적어도 70% 정도로 출마 가능성이 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중앙선대위 공동본부장 등을 해서 최고 격전지 수도권에서의 총선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한 장관에게 기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원 장관이 험지 출마를 시사한 데 대해 “참 멋진 분이다.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고 평가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대전 카이스트에서 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강연을 들은 뒤 기자들과 만나 “장관들이 조금씩 고민하기 시작한 것을 나로선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름은 거명 안 하지만, 두 분이 말씀을 줬다. 거기에 굉장히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두 분’은 원 장관과 한 장관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당 혁신위의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김 대표는 현 지역구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대표는 자신이 내년 총선에서 울산 남구을 출마를 고수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울산 예산과 관련해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함께 모여 논의하는 자리에서 울산 발전을 위한 여러 논의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런 건의가 있어 숙고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대전=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