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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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2차 실패 원인 엔진계통 결함… 푸틴 만난 뒤 기술이전 받은 듯 [北 정찰위성 발사 초읽기]

北, 러시아서 어떤 기술 받았나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및 우주발사체를 어떻게 제작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서 다양한 경로로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는 기술적으로 공통점이 아주 많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하면 우주발사체 개발도 한층 쉬워진다. 북한이 러시아 기술을 모방하면서 현재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1960년대 소련(현 러시아)에서 프로그(FROG) 로켓을 도입한 이래 오랜 기간 탄도미사일을 만들어왔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탄도미사일 관련 과학자들이 북한으로 넘어가 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정황도 있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점에서 러시아 과학자들의 지원이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를 통해 북한은 스커드, 노동,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 배치해 한반도와 주변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이후 러시아 기술로 만들어진 RD-250 액체연료 엔진을 기반으로 백두산 엔진을 개발해 화성-12·14·15·17형 미사일을 만들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개발과 함께 1998년 대포동-1호를 시작으로 은하, 광명성 로켓을 잇따라 쏘아올렸다. 지난 5월과 8월 실시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탑재 우주발사체의 1·2차 발사 당시 백두산 엔진 기술이 적용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두 차례 발사는 로켓 추진체 문제로 실패로 끝났다.

지난 9월 13일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니치 우주기지 참관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군 당국은 9월 러·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우주발사체의 문제점을 수정하는 작업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9월13일) 러·북 정상회담 이전에도 백두산 계열 엔진 기반이 러시아에서 해킹, 유학생의 자료 수집, 밀수 등을 통해 북한에 들어왔을 것으로 본다”며 “정상회담 후에는 러시아 기술진이 들어온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선 위성체 지원 이야기도 나오는데 과학자들은 (2차 발사 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위성체를 보완하는 것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주로 엔진 계통의 지원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3차 정찰위성 발사에 나서면 서해 등에서 낙하물 인양에 나설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5월(1차 발사)에는 일부 인양했고, 8월에는 파편으로 쪼개져 인양한 것이 없다”며 “자세히 말하기는 제한되나 정찰위성은 해상도가 1 이상 돼야 하는데 (북한 위성은) 그 정도에는 한참 못 미쳤다”고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