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지하상가, 상점가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인천 부평역 상권(사진)은 지역 내 최대 상권 중 하나다. 일대에 약 8만명 규모의 커뮤니티가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점포들은 노후화되고 주변은 슬럼화되고 있으며, 가까운 경기 부천으로 수요가 옮겨지며 점차 침체되는 모습이 역력하다. 관내 전반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평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 중인 ‘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구에 따르면 이번 상권 살리기는 2022∼2026년 5년간 8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부평문화의거리, 부평테마의 거리, 부평지하상가(부평중앙·신부평·부평역·부평시장로타리) 등 6곳을 하나의 구역으로 묶었다.
구는 역점 시책으로 상인들의 자생력 강화와 미래 상권의 주역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가로 환경을 정비해 부평만의 특색 있는 이미지 구축에도 나선다. 20·30세대를 자발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도 고민한다. 문화 페스타, 프리마켓, 수제 맥주축제, 12월 N부평(연말 트리 및 포토존 조성)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상권센터 설치를 비롯해 실시간 방송 판매, 유튜브 콘텐츠 제작도 지원한다. 온라인 판로 개척과 대응력 향상 차원이다.
지난해 앞으로의 구상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한 뒤 시민들과 대화를 늘려가고 있다. 이미 세 차례에 걸쳐 ‘부평블랙데이(BB-DAY)’ 공동세일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길게는 약 3주 동안 이어지며 문화·테마의 거리, 시장로터리 지하상가 등 르네상스 대상지 전역에서 열고 있다. 이 기간 크게 할인된 상품들을 합리적 가격으로 구입하고 여러 경품까지 얻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한다.
올해 7월 시장로 일원에서 펼쳐진 문화 페스타도 새 숨을 담는 마중물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6년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공연예술축제에 이름을 올리고 문화도시 부평의 대표 자산으로 꼽히는 풍물축제 이외 처음으로 도로를 하루 통제시켰다. 국내 유명 음악가들의 공연이 잇따라 무대에 올려지며 구민들에게 환상적인 여름밤을 선사했다. 덩달아 방문객들의 유입 효과로 인근 상가들의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9월에는 라이브커머스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점포별 평균 4회의 방송을 송출하며 온라인 판매망 필요성을 재차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구는 향후 중장기 일정을 통해 원도심이 가진 차별화된 콘텐츠를 적극 발굴·개발할 방침이다. 동시에 상인과 주민들의 소통 및 의견 수렴을 거쳐 세부계획을 고도화하고자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도시재생뉴딜과 문화도시 사업,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 등과 연계해 더욱 풍성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차준택 부평구청장은 “이번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지난 몇 년간의 감염병 팬데믹과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 힘든 시기를 겪는 상권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가능한 오프라인 상권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시키는 한편 ‘더 큰 부평’으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