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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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에 국내 최대 지열 설비 도입

市, 신재생에너지 정책 지열 중심 전환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권역별 시설 구축
2030년까지 원전 1기 용량 수준 보급

서울시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지열 중심으로 전환한다.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 국내 최대 규모 지열 설비를 도입하는 한편, 민간 참여를 유도해 2030년 지열에너지를 원전 1기 설비용량에 해당하는 1GW 수준으로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열보급 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지열에너지는 평균 15도의 지하 열에너지로, 건물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사계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6월 기준 서울시 지열 설비용량은 278㎿에 불과했지만 2030년까지 1GW로 3.6배 확대한다. 서울 신재생에너지 보급량 중 지열 비중도 기존 26.4%에서 41.5%로 늘린다.

우선 가락시장 현대화사업과 연계해 국내 최대 규모인 23.4㎿의 지열 설비를 도입한다. 건물 냉·난방 90% 이상을 지열로 공급하고, 경매장 저장·저온시설과 중도매인 점포 냉·난방은 전량을 지열로 공급한다. 가락시장 외에도 용산국제업무지구, 창동 서울아레나 등 시책사업과 연계해 권역별로 지열 거점시설을 구축한다.

연면적 1000㎡ 이상 신·증축, 개축 공공시설에는 지열 설비를 의무화한다. 공공기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비율(32%) 중 50% 이상을 지열로 우선 적용한다.

내년부터 ‘서울형 지열 인센티브’ 제도를 시범운영해 민간의 진입장벽도 낮춘다. 민간 건축물에 지열 냉·난방 설비를 설치하면 초기 투자 비용의 일부를 시가 지원하고, 소규모 지열 설비는 지열 생산량에 비례해 운영비를 지원한다.

지열을 포함한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원을 균형 있게 보급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 심의기준, 녹색건축물 설계기준 등을 개정하고, 제로에너지건물 보정계수 현실화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소관부서인 국토부에 지속해서 건의할 방침이다.

이인근 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지열은 사계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친환경에너지로, 화석연료 대비 에너지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며 “지열을 중심으로 시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지속해서 끌어올려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