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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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8주기… 與 "민주화 참칭 세력 득세" 野 "쓰러질지언정 싸우겠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모식이 22일 열렸다. 한자리에 모인 여야 지도부는 입을 모아 ‘김영삼 정신’을 계승하겠다면서도 서로의 입장에 따라 다른 추모 메시지를 냈다.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추모식에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손자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유족을 비롯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 조수진 최고위원, 안철수·송석준·구자근 의원, 이재오·나경원 전 의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덕룡 추모위원장, 김 대표, 홍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인요한 혁신우원장, 정대철 헌정회 회장, 이진복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뉴시스

정치적 라이벌이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 그룹인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정치 원로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김덕룡·정병국·김무성 전 의원 등 상도동계와 권노갑·정대철·한광옥·이석현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추모식장에 나란히 자리했다.

 

또 문민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수성 전 총리, 민주동지회 회장을 지낸 김봉조 전 의원 등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업씨도 참석했다.

 

김기현 대표는 추모사에서 김 전 대통령을 ‘진정한 민주화의 지도자’로 칭하며 민주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김 대표는 “오늘날 눈앞의 이익만 탐하며 포퓰리즘의 포로가 돼 버린 정치 문화에서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반추해 보며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화 참칭 세력이 득세하는 오늘날 진정한 민주화의 지도자이신 대통령님이 더욱 그리워지기도 한다”며 “갈등이 아닌 통합의 민주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하는 민주화가 바로 김영삼 정신이라고 믿는다. 국민의힘이 그 뿌리를 올바르게 승계하겠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 대표는 추모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화 참칭 세력이) 어떤 의미인지는 상식을 가진 분들은 잘 알 것”이라면서 “진정한 민주화가 무엇인지 김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아 다시 한 번 더 새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사수를 위해 권력의 탄압에 맞서 싸웠던 김 전 대통령의 행보를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님께서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민주주의와 국민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며 “가택연금, 살해협박에도 목숨이 끊어지지 않는 한 바른길, 정의에 입각한 길, 진리를 위한 길, 자유를 위하는 길이라면 싸우다 쓰러질지언정 싸우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또 홍 원내대표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서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치열한 고민보다 서로를 향한 혐오와 갈등만이 우리 정치에 만연하다”면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모아내고 대한민국의 더 큰 힘을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덕룡 추모위원장이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인 김덕룡 추모위원장은 추모사에서 “문민정부 수립 30년, 민주화 30년을 경과하는 오늘 과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지금 건강하고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 이 자리에 참석한 우리는 모두 역사와 김 전 대통령께서 지하에서 묻고 있는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늘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내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제 일을 하고 있는가. 과연 역사와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는지 성찰하고 새삼스럽게 가다듬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했다.

 

김현철 상임이사는 유족을 대표해 인사를 전하며 “아버님의 유훈인 통합과 화합의 정신으로 갈가리 찢어진 망국적인 국민 분열부터 반드시 극복해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정말 후지고 구린 현재 정치가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이 참담한 현실이 하루속히 청산되기만을 기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인요한 위원장도 추모식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에 큰 공을 세운 분”이라며 “금융실명제 도입과 함께 군인이 다시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게 막은 분이고, 유혈 없이 평화스러운 정권 교체가 올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주신 분이다. 너무나 고마운 분”이라고 평가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