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3시41분쯤 전북 순창군 풍산면 한 양계장에서 불이 나 삼계용 닭 5만4000마리가 폐사되고 열풍기 등 양계시설 다수가 타 총 1억4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본부 합동 감식 결과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으로 드러났다. 이런 축사 화재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총 35건이 발생해 1명이 부상하고 43억원의 재산 피해를 야기했다.
23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2년) 관내 1만157개소에서 발생한 축사 화재는 총 269건으로 집계됐다. 축사별로는 우사 95건, 돈사 94건, 계사 80건 등으로 축종과 관계없이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이에 따라 6명이 부상하고 총 16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축사 화재는 특히 난방이 이뤄지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겨울철에 빈발해 전체 화재 269건 중 115건(42.8%)이 이 시기에 집중됐다. 이는 축사시설의 노후된 전기시설과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보온재 사용 등으로 화재 위험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축사 대부분이 소방서에서 멀리 떨어진 도심 외곽에 위치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초기 진화가 어려운 데다 동 간격이 비좁고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방화벽 등이 없어 쉽게 연소가 확대되는 취약성을 안고 있는 것도 피해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누전·합선 등 ‘전기적 요인’이 108건(66.9%)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화기 취급 등 ‘부주의’ 72건(28.8%), 과열 등 ‘기계적 요인’이 20건(7.4%) 등 순이다. 피해 규모는 돈사 93억여원, 계사 65억여원, 우사 2억여원이다.
이에 전북소방본부는 축산농가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축사 화재 10% 줄이기’를 목표로 안전 대책을 마련해 내년 1월 말까지 2개월간 추진한다고 밝혔다.
화재 예방과 감축은 최근 소 럼피스킨병과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 시기를 고려해 비대면 축사 화재 안전관리에 주력한다. 격주로 금요일마다 농가에 ‘안전 메시지’와 서한문 등을 전·발송하고 관계인 자율안전 점검을 강화한다. 지리 조사와 함께 화재 진압용 소방용수 시설 현황을 파악해 화재 예방과 신속한 초기 소화할 수 있게 지도한다.
일선 소방서를 통해서는 겨울철 화재가 빈발하는 돈사·계사 등 1648개소에 대해서는 축사시설 전기안전 점검을 벌인다. 화재 안전지도 컨설팅이 필요한 경우 상담 전화를 안내한다.
주낙동 전북소방본부장은 “겨울철 축사 난방기구 사용이 늘면서 화재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며 “규격에 맞는 전열기구 사용과 주기적인 환기, 전기 시설에 대한 꼼꼼한 점검 등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