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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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출연 지게꾼 임기종 “노동착취 아냐, 오해 있었다”

지게꾼 임기종씨. MBN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캡처

 

설악산의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씨가 노동 착취 오해가 불거진 후 우울증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23일 방송한 MBN 다큐멘터리 ‘특종세상’에서는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씨가 출연해 최근에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 근황을 전했다. 

 

이날 임기종씨는 어느 등산객의 요청으로 오랜만에 수렴동 대피소에 방문했다. 짐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던 그는 등산객들의 인사와 칭찬에 “칭찬을 해주니 힘이 나는 것 같고 너무 좋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MBN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캡처

 

그는 예전에 최대 몇 ㎏까지 지고 다녔냐는 질문에 “120~130㎏은 들었다”고 답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자신의 몸무게 두배 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파른 산길을 몇번이나 오르기도 했다고.

 

시간이 흐르고 민간 휴게소 및 상가가 철거되며 지게꾼을 찾는 사람들은 사라졌고, 결국 60명이 넘었던 지게꾼 동료들이 하나둘 떠난 뒤 임기종씨만 설악산에 남게됐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임기종씨는 지난해 2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흔들바위 2만원, 비룡포 6000원, 비선대 8000원, 대청봉은 25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그는 뜻밖의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방송이 나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악산 국립공원의 마지막 지게꾼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습니다. 1시간 반 동안 지게 짐을 나르고 6000원 받습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온 것.  

 

청원인은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일하는 지게꾼이 착취에 가까운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해당 청원은 2만 여명이 넘게 동참하며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청원은 그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지나친 비판에 기존에 일을 시키던 이들이 일을 더이상 맡길 수 없다고 하며 결국 그는 방송 한달 만에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MBN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캡처

 

임기종씨는 이 논란에 대해 “(방송에서) 20년 전 단가를 얘기한건데 아직까지 그 금액을 받는 줄 알고 청와대에 청원을 올려서 오해를 엄청 받았다. 그동안 일이 없었고, 오해가 있었다. 1년동안 마음이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당시 거래하고 있던) 절에 핍박도 엄청 들어간 거 같더라. 화살이 그쪽으로 꽂히니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사실 그게 아닌데. 너무 속상하고 우울증까지 왔었다”라고 토로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