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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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사람 불타”…불붙은 택시 뛰어들어 기사 구한 청년

귀가 중 택시 화재 목격 후 구조…경찰, 감사장 수여 예정
지난 22일 부산 연제구의 한 도로에서 가게를 들이받은 전기차 택시에서 불이 나자 유세림씨가 택시기사를 구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에서 전기차 택시 화재를 목격한 시민이 현장에 뛰어들어 택시기사를 신속하게 구조했다. 경찰은 이 시민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24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9시40분쯤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교차로에서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달리던 아이오닉5 택시가 1층 가게로 돌진했다.

 

택시는 충돌 직후 불이 붙었고 불길은 이내 인근 가게로도 번졌다. 차량 앞에서 시작된 불은 차 내부로도 번졌다. 차량에 타고 있던 70대 택시기사 A씨는 문이 열렸지만 안전벨트가 풀리지 않아 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광경을 귀가 중이던 시민 유세림(34)씨가 목격했다. A씨의 옷에 불이 옮겨붙고 있던 찰나 유씨는 불이 난 택시로 뛰어들었다. 유씨는 불이 난 택시 내부로 몸을 넣어 안전벨트를 풀고 A씨를 밖으로 끌어냈다. 유씨는 연합뉴스에 “눈앞에 사람이 불타고 있는데 그냥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지금 꺼내지 않으면 죽거나 심각한 장애가 남을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부산 연제구 화재 현장.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유씨가 A씨를 구조한 직후 다른 시민들은 소화기를 분사해 진화를 도왔다. 불은 택시와 건물 일부를 태우는 등 50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고 50여 분 만에 꺼졌다.

 

A씨는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 치료받고 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결함 여부 등 분석을 의뢰할 방침이다. A씨는 경찰에 “사고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의 도움으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명을 구조한 유씨에게 오는 30일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