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주(州) 대법원장이 법원 서류 양식에서 ‘미스터(Mr.)’ 대신 ‘미스(Ms.)’를 앞에 두는 조치를 시행하는 등 반가부장제 및 성소수자 권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헬렌 보우스킬 호주 퀸스랜드 주 대법원장은 지난 23일 호주 LGBTIQ 성소수자 지지 시민단체인 ‘프라이드 인 로우’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대법원장은 연설을 통해 법원 서류 양식상 기존의 ‘Mr·Ms’ 대신 ‘Ms·Mr’로 기재하도록 변경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녀는 “어떤 인사말을 선택하든 항상 ‘미스터’란 호칭이 먼저 나온다. 이것을 조용히 뒤집어서 이제 ‘미스’란 호칭이 먼저 나오도록 했다”며 “아마 지금까지 아무도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 말했다.
이와 함께 법원에 출두하는 시민이 자신의 대명사를 부르는 호칭을 스스로가 정하는 퀸즈랜드 주 대법원의 명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해당 명령은 LGBTQ+ 등 성소수자 학계에서 주장하는 것으로 상대를 부를 때 당사자가 원하는 성별 인칭대명사로 불러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거스를시 ‘미스젠더링’이라 지적한다.
이에 따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와 빅토리아, 퀸즈랜드 주 법원에서는 재판관 및 검사 등 법조계 관계자들이 재판 참석자를 부를 때 ‘당사자가 원하는 성별 인칭대명사로 불러야 한다’는 업무 지침을 발표했다.
실제로 이달 중순 해당 법원은 한 트랜스남성 피고인을 재판에서 언급할 때 남성 대명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대법원장은 “당신의 차이는 존중된다. 이는 사소한 일일 수도 있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의 수는 소수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법조계에 더 많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여주도록 하는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