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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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하락, 확장되는 영유아식 시장 규모…건강에 맛까지 책임지는 어린이식 제품 확대

피규어를 사 모으는 성인 남성, 명품 아동복 찾아 입는 슬림한 체형의2030 여성들의 시대를 지나 최근 어린이식을 탐내는 어른이 늘고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칼로리가 적은 어린이 전용 치킨이나 라면, 고혈압을 관리하느라 나트륨이 낮은 국물과 볶음밥, 유당불내증에도 먹을 수 있는 유제품 등 다양한 이유로 어린이식을 일부러 챙겨 먹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하림이 출시한 어린이식 ‘푸디버디’ 제품 후기를 보면 ‘아이가 없는 부부지만 시즈닝을 곁들인 팝콘 치킨이 술안주로 잘 어울렸다’, ‘어린이 라면인데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지 않는 어른에게도 괜찮았다’, ‘나트륨, 기름 걱정에 다이어트하면서 라면 못 드시는 아빠 엄마들이 드시면 양도 그렇고 영양소도 그렇고 딱 좋을 듯 하다’는 내용이 많이 올라와 있다.

 

어린이식 시장 규모는 감소하는 출산율에 영향을 받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합계 출산율 저하에 따라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조제분유 시장에 반해 국내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확장 중이다. 그 중에서도 간편 영유아식 시장은 2015년 680억 원에서 2020년 1,671억 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3,300억 원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유아식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편리성과 더불어 건강한 것을 먹이고 싶어하는 부모의 니즈가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에 일반 성인들이 가세하고 있다. 부모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들 사이에서도 ‘헬시플레저(헬시와 플레저의 합성어로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는 의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어린이식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따로 식사를 챙겨 먹기 힘든 육아맘/대디도 아이들이 먹는 만큼 영양이 풍부하지만 ‘맛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맛 또한 어른 음식에 뒤지지 않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저염이나 저당식으로도 손색이 없어 다이어트나 건강을 챙기기에도 좋다. 

 

최근 하림이 론칭한 신개념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는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차별화된 어린이식을 선보이기 위해 영양만큼 맛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이를 위해 실제 하림의 엄마아빠 직원들이 오랜 시간 직접 연구개발한 ‘진짜 맛’을 정성스럽게 담았다. 푸디버디 제품은 하림의 식품 철학에 따라 MSG와 합성첨가물 없이 신선한 식재료만을 사용하여 각 자연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풍미로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나트륨은 성인식 대비 20% 이상 낮춰 부담이 없지만 성인 입맛에도 손색없는 수준으로 맛까지 놓치지 않았다. 푸디버디 라면 제품은 깊고 담백한 국물에 건면의 조합으로 어른들이 야식으로 먹기에 좋은 제품으로 이미 입소문이 난 바 있다. 

 

매일유업의 유기농 우유 브랜드 ‘상하목장’은 대표적인 아이간식으로 유당불내증이 있는 어른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어른간식으로도 유명하다. 상하목장은 락토프리 제품 중에서도 유기농 및 프리미엄 우유를 희망하는 소비자를 위해 ‘유기농 락토프리 우유’를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유기농 우유에 유당분해공법을 적용한 우유로 유기농 전용목장의 유기농 원료를 사용했으며, 매일유업의 락토프리(LF) 공법으로 유제품 섭취 시 배 아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우유의 유당 성분을 제거했다. 소용량으로 먹기에도 편하다.

 

전지분유가 함유된 아이 간식 오리온의 ‘베베’는 소비자 성원에 힘입어 2019년, ‘배배’라는 이름으로 단종된 지 7년 만에 재출시됐다. 배배는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입 안에서 사르르 퍼지는 달달한 분유 맛으로 아이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좋아하는 추억의 과자다. 출시 당시부터 성인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배배는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과자로 성인과 아이가 모두 부담 없이 먹기에 좋다.

 

조아제약의 어린이 영양제 ‘비타잘크톤’은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패키지로 성인들에게도 인기를 끈 바 있다. 비타잘크톤은 어린이 성장에 필요한 칼슘과 비타민B6, 아연, 마그네슘 등이 함유되어 있는 어린이 영양제 음료다.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패키지로 GS25 편의점에서 단독 출시된 일명 ‘산리오 음료’가 귀여운 패키지를 선호하는 20대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화제가 되어 출시 초반 뽀로로 음료 매출을 상회한 바 있다. 이후 향에 민감한 아이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과, 소다 맛 등으로 포켓몬스터 디자인의 음료를 추가 출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양성분이 좋은 어린이식을 찾는 성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저염/저당식을 원하는 성인에게는 좋은 선택지일 수 있지만, 아이들과 성인들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조절해서 섭취하는 건강한 식습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