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검사장에게 총 징역 5년을 구형했다. 2021년 9월 언론 보도로 관련 의혹 제기가 처음 이뤄진 지 2년 2개월 만에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손 검사장의 재판에서 공수처는 손 검사장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공수처는 공직선거법상 분리선고 규정에 따라 손 검사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 나머지 혐의로는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고발사주 의혹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후보였던 최강욱 전 의원과 황희석 전 최고위원,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것이 골자다. 손 검사장은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시절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두 건의 고발장 이미지와 실명 판결문 등을 텔레그램 메신저로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 후보와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공수처는 이날 “본건은 ‘채널A 사건’ 진위 여부 확인과 ‘제보자X’ 조사 등 감찰 개시가 임박해 벌어진 일로 피고인이 관여됐다는 의심을 받아 감찰 조사와 수사 대상이 될 위험에 처하자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에게 고발장 등을 전달한 것”이라며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 등을 어떤 방식으로 취득했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웅 수신 전 제3자 개입 가능성을 주장하지만 그랬다고 하더라도 수사정보정책관 지위에서 수사 정보를 본인의 감찰무마를 위해 외부에 누설했다면 그 자체로 공무상기밀누설 죄책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라며 “엄벌로 국가 기강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검찰 권한을 남용하는 국기문란 행위가 반복될 것이고, 국가의 미래가 암울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검사장 측은 고발장 작성자와 첨부자료의 출처가 불분명해 제3자 개입의 가능성이 있다며 반발했다. 손 검사장의 변호인은 “공수처는 (메신저상의)‘손준성 보냄’에 집착해 사실관계의 허점을 증거가 아닌 추측과 상상으로 채웠다”며 “공수처는 작성자를 밝히지 않고 첨부자료의 출처가 불분명한 것은 무책임한 기소”라고 비판했다.
손 검사장은 발언 기회를 얻어 “언론에 보도 된 이후 수사와 기소를 거치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저도 당혹스럽지만, 김웅 의원과 공모해 고발사주한 적 없음을 분명히 말한다”며 “공직 생활 중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하지 않았다. 부디 혜안으로 사건 바라봐주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현명한 결정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고발장 최초 작성자를 특정 못 한다고 하더라도 수정관실 또는 검찰 내부에서 작성된 것인지, 수정관실 업무와 관련된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피고인과 김 의원 사이 제3자 개입 가능성이 있는지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선고기일을 내년 1월12일로 지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