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들어 한국 안보에서 유엔군사령부의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군의 대장(4성장군)이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사령부(UNC rear)를 방문해 눈길을 끈다. 주일미군 기지들을 근거로 한 유엔사 후방사는 한반도에서 다시 6·25전쟁 같은 군사적 도발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을 비롯한 유엔사 회원국들이 한국을 돕기 위해 보낼 병력 및 장비의 집결지 역할을 한다.
한미연합사령부는 27일 강신철 연합사 부사령관(육군 대장)이 이날부터 29일까지 유엔사 후방사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임을 앞둔 앤드류 해리슨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영국 육군 중장)이 강 부사령관과 동행한다.
일본에 주둔한 유엔사 후방사는 총 7개 기지로 구성돼 있다. 요코타 공군기지, 요코스카 해군기지, 캠프 자마(주일 미 육군기지), 사세보 해군기지, 가데나 공군기지, 화이트비치 해군기지, 후텐마 해병기지가 그것이다. 이들 가운데 요코스카엔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해 이지스 순양함·구축함 10여 척이 상시 배치돼 있다 이들은 48시간 내에 한반도에 긴급 출동할 수 있다.
요코타에는 C-130 등 미 공군의 대형 수송기가 배치돼 있다. 한반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병력과 물자를 한반도로 공수하고 또 미국인을 일본 본토로 대피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가데나는 세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22 스텔스기 등이 배치돼 있다. 유사시 북한 지역까지 1~2시간 내에 출격할 수 있다. 화이트비치의 경우 한반도 유사시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 해병이 출정하는 곳이다. 오키나와에 있는 주일 미 제3해병기동군은 한반도에 가장 빨리 투입될 수 있는 대규모 증원 병력 중 하나다.
강 부사령관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요코타 공군기지와 요코스카 해군기지 등 유엔사 후방사로 지정된 주일미군 기지를 찾아 유사시 한반도로 파병될 미군과 유엔사 증원자산을 확인할 예정이다. 연합사는 “11월14일 개최된 한국·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재확인된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 유지를 위한 대한민국과 유엔사의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시 회의에 참여한 유엔사 회원국 17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강력 규탄하며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땐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