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군이 반군에 잇따라 패퇴하면서 중국 접경지역 대도시 라오카이의 시민들이 대거 탈출하는 등 미얀마-중국 국경 지역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지난 27일 미얀마계 언론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미얀마 북부 샨주 코강 자치구역의 수도인 라오카이에서 시민 수천 명이 도시를 빠져나와 피란길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라오카이 시는 미얀마와 중국의 국경 지대에 있는 도시로 중국 남부 윈난 성과 마주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미얀마 반군과 정부군 간 교전이 더 커질 시 발생할 수 있는 피란민 추산 규모는 20만명에 이른다.
앞서 지난달 27일 미얀마 반군인 아라칸군(AA),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 타앙민족해방군(TNLA)이 연합한 ‘형제동맹’은 미얀마 정부군을 공격하는 ‘1027작전’을 시행했다.
이 공격으로 미얀마 북부 군 주둔지 약 140곳 등 상당 지역이 반군의 손에 넘어가고 정부군 고위 지휘관 및 정부군 상당수가 사살 또는 포로로 잡혔다.
여기에 포병 시스템 등 핵심 군사 시설이 반군에 점령되는 등 미얀마 정부군은 최근 패퇴를 거듭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6일에는 형제동맹을 지지하는 미얀마 국민통합정부 인민 방위군(PDF)가 미얀마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 지역 군부 검문소를 공격해 군인 11명이 숨졌다.
현재 중국 정부는 라오카이 등 코강 지역의 치안 및 군사적 긴장도가 증가하는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코캉 지역 중국계 미얀마 범죄조직이 반군의 공격으로 와해하자 중국 공안부가 해당 지역 범죄자 3만1000명을 전원 체포·송환되기도 했다.
한편 해당 지역의 긴장도 증가로 중국의 대외국책사업인 ‘일대일로’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얀마는 인도양을 접하고 있어 중국이 외국과의 전쟁으로 믈라카 해협이 봉쇄돼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이 단절될 시 대체 공급선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양국은 중국 윈난 성에서 미얀마 차우퓨 항을 연결하는 송유관 가동에 합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미얀마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쿠데타에도 미얀마 군부와 밀착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