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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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진화하는 AI… 2024년 ‘특이점’ 오나 [심층기획-‘챗GPT’ 등장 1년]

인공지능이 인간 뛰어넘는 순간 지칭
오픈AI의 AGI 개발 ‘Q스타 프로젝트’
샘 올트먼 해고사태 맞물려 관심 증폭

‘2024년, 정말 특이점이 오는 걸까.’

세계 테크업계 화두로 ‘특이점(Singularity)’이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인간과 같거나 그 이상으로 변하는 순간을 뜻한다. 동전의 양면 같은 AI의 잠재력과 미래를 상징하는 SF소설·영화 속 개념어로나 존재했는데 최근 사정이 급변했다. 오픈AI의 챗GPT 등장으로 생성형AI 시대가 열리기 무섭게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인공일반지능)’시대 개막을 예고하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어서다.

‘미래학자 커즈와일이 제시한 AI의 특이점, AGI가 등장한 상상속 미래 서울’을 그려 달라는 주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이미지크리에이터가 생성한 이미지.

AGI 등장의 첫 징후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이 포착했다. 지난 3월 오픈AI의 GPT-4를 분석해서 ‘AGI의 섬광(Sparks)’이란 제목으로 공개한 155쪽 분량의 보고서는 결론을 통해 “광범위한 작업과 영역에 걸쳐 GPT-4를 탐색한 결과 그 능력이 인간 수준과 비슷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비록 완전한 AGI로 나아가기 위해선 갈 길이 멀지만 “일반 지능의 한 형태에 도달, AGI의 섬광이 보인다”며 “문학, 의학, 코딩과 같은 전문 지식을 습득해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입증된다”는 것이다.

이달 초 세계 테크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 해고 사태도 AGI가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다.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인공지능”, 즉 AGI 개발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자 이를 우려한 내부 연구진이 이사회에 경고 서한을 보냈고, 그 결과 이사회가 AI 개발 및 상업화 속도전을 벌이려 한 창업자 해고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이 연구 프로젝트는 ‘Q(스타)’로 불린다. Q스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 면모가 공개될 시기도 불과 수개월 앞이라는 예측이 테크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희망 섞인 기대대로 내년에 AGI가 등장한다면 걸출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2045년으로 예측한 특이점이 20여년 앞당겨진 셈이다.

특이점 이후 세상에 대해선 장밋빛 전망과 비관이 엇갈린다. 일찍이 빌 게이츠가 “AI시대를 가장 정확하게 전망했다”고 평가했던 커즈와일은 “인간이 기계와 합쳐지고, 능력을 향상하고,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X계정에 ‘오픈AI 이사진에게 연구진이 경고서한을 보냈다’는 기사를 올리며 “매우 우려된다!(Extremely concerning!)”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