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랍권 주요국들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휴전 및 인질 추가 석방 등에 관한 막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유력 매체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데이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정보 및 특수임무 연구소’(모사드) 국장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과 3자 회담을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참석자들이 가자지구 휴전 연장 상황의 경과를 토대로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추가 협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 측도 이날 3자회담에 배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앞서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3자회담과 관련해 “휴전을 추가로 연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휴전 연장은 향후 하마스가 추가로 석방할 인질을 확보하는 데 달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날 오전에 종료될 예정이던 일시 휴전을 이틀 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일시 휴전 연장 대가로 하마스는 이후 하루에 10명씩, 총 20명의 인질을 추가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3배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기로 했다.
WP는 번스 CIA 국장이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그동안 여성과 어린이로 한정했던 인질 석방 협상을 남성과 군인으로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번스 국장은 일시 휴전 기간 연장과 함께 8∼9명가량의 미국인 인질 추가 석방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당국자는 “번스 국장은 인질 논의를 계속하는 것을 포함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관련한 회의를 위해 도하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번스 국장은 조 바이든 정부의 민감한 외교 사안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막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번스 국장은 주요르단 대사 등을 지낸 외교관 출신이다. 중동지역에서 다양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모사드와 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 역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이스라엘 전문가인 나탄 삭스는 “바르니아 국장은 인질 협상에서 이스라엘의 핵심 인사”라며 “네타냐후 총리를 대변해서 발언할 권한을 받은 인사”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