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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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성 앞 할복 소동…“극우 미시마 유키오 숭배”

45세 남성, 방위성 앞에서 부엌칼로 경비원 위협
“방위 대신 불러라”…당시 기시다 총리 대신 방문
할복 시늉만 하다 체포, “미시마 유키오 사랑해”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구 방위성 정문 인근에서 부엌칼로 경비원을 위협하다 할복 소동을 벌인 45세 남성 A 씨(왼쪽)와 천황주의자 및 극우파 작가인 미시마 유키오(오른쪽)의 모습. TBS 캡쳐

 

일본의 한 남성이 방위성 인근에서 부엌칼로 경비원을 위협하고 할복을 시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 신주쿠 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45세 남성 A 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5시 방위성 정문에서 경비원을 대상으로 흉기를 이용해 협박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경비원을 향해 “방위 대신을 당장 부르라”고 요구했다.

 

당시 방위성에는 자위대 순직대원 추도식 행사 출석을 위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 총리대신이 방문해있던 상태였다.

 

경비원 등 보안요원이 진압하려 하자 A 씨는 범행 시도 후 부엌칼로 할복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할복하는 시늉만 한 뒤 흉기를 방위성 정문 인근 화단에 꽂고 택시로 도주했다.

 

수사 당국은 A씨가 탄 택시에서 도주 당시 그가 한 발언 녹음 본을 확보했다.

 

녹음 본에는 “나는 미시마 유키오 선생을 사랑한다. 나도 할복을 할 테니 기시다 너도 제대로 해라”라거나 “나는 죽을 각오가 돼 있으나 기시다는 그렇지 않다”라며 기시다 총리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일본 경시청의 수사 끝에 A 씨는 체포됐다.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당시 칼은 칼집에 넣어져 있었고 사람을 향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A 씨가 언급한 미시마 유키오는 천황주의자 및 극우파인 일본의 작가로 생전 유명 소설 ‘가면의 고백’, ‘금각사’ 등을 집필했다.

 

그는 1969년 도쿄대 야스다 강당을 점거한 좌익 대학생 운동권 단체 전학공투회의(전공투)와 공개 설전을 벌여 당시 여론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1970년 육상자위대 동부 방면 총감실에서 헌법 개정 및 자위대 궐기를 주장하며 인질극을 벌이다 할복해 숨졌다.


현지용 온라인 뉴스 기자 hj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