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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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항공유' 채운 영국 여객기, 대서양 첫 횡단

폐식용유 등으로 만든 SAF 사용
런던∼뉴욕 5530㎞ 거리 비행 성공
가격 3∼5배 비싸 상용화 걸림돌

100% 친환경 연료만을 이용한 여객기가 28일(현지시간) 첫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의 보잉 787기종 여객기는 이날 오전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을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는 약 5530㎞ 거리의 비행 끝에 무사히 같은 날 오후 미국 뉴욕 존에프케네디 공항에 착륙했다.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을 출발해 100% 지속가능항공유(SAF)로 대서양 횡단에 처음 성공한 버진애틀랜틱 여객기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이 비행기에는 50t의 지속가능항공유(SAF)가 실렸다. SAF는 폐식용유나 생활 폐기물, 농작물 등으로 만든 친환경 대체 연료로, 등유를 기반으로 한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70% 넘게 줄일 수 있다. 이번 비행에 사용된 SAF의 88%는 폐지방에서, 12%는 미국 옥수수 폐기물에서 뽑아냈다.

SAF는 주로 기존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되고 있다. 상업 여객기가 온전히 SAF만을 연료로 사용해 장거리 비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AF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난관이 많다. SAF는 현재 전 세계 항공연료 소비량의 0.1%를 차지하는 데 그친다. 생산 비용이 높아 아직 대량 생산이 어렵고, 가격도 일반 항공유보다 3∼5배 비싼 탓이다.

이번 비행에 동행한 버진애틀랜틱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역시 SAF가 상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이번 비행은 항공산업의 탄소 중립을 모색하는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행사다. 요금을 지불한 승객은 태우지 않고 마크 하퍼 영국 교통부 장관, 헨리 스미스 보수당 하원의원 등 정부·의회 인사와 항공사 관계자들만 탑승했다.

영국 정부는 보조금 지원을 받아 2025년까지 상업용 SAF 제조를 위한 전용 공장 5곳을 건설하고, 2030년까지 항공연료의 10%를 SAF로 충당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