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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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정치편향·인사전횡’ 기고 김명석 인권수사정책관 감찰

한 언론사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내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기고를 게재한 김명석 공수처 인권수사정책관이 공수처 감찰과 함께 고소를 당하게 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김 정책관이 법률신문에 기고한 글을 공수처 처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게재한 행위에 대해 감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윤리강령 제21조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가 직무와 관련된 사항에 관해 검사의 직함을 사용해 의견을 기고하려면 공수처 처장에게 미리 신고해야하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사진=공수처 제공

김 정책관은 이날 배포된 30일자 법률신문에 기고한 ‘정치적 편향과 인사의 전횡’이라는 글에서 공수처를 비판하는 내용을 적었다. 그는 “2022년 공수처 부장검사로 임명돼 근무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소회를 말하자면 정치적 편향과 인사의 전횡이란 두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김 정책관은 공수처 임명 후 “희한한 경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에서 수사경험이 없는 나이가 어린 검사에게 민감한 사건을 배당하거나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 결론에 맞춰 수사를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김 정책관은 공수처의 인사이동에 대해서도 “공수처 구성원들은 인력시장에 나와 있는 잡부와 같은 심정으로 지낸다”며 “공무원 조직에서 이런 무원칙 무기준의 인사는 상상해 본 적도 없어서 정말 신기했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에 “기고 과정에서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관련 법과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위원회 회부 등 엄정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와 별도로 여운국 차장은 김 정책관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해 명예를 훼손하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 30일 김 정책관을 타 수사기관에 고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여 차장은 공수처 수사 및 운영 책임자 중 한 명으로서 조직 구성원의 일탈을 예방하지 못한데 대해선 지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근거 없는 내용을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없이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해 개인과 기관의 명예를 훼손, 구성원의 사기를 떨어뜨린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