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얼굴, 팔다리 등 신체 일부가 심하게 훼손된 사람들이 태국 길거리에서 연이어 포착됐다. 현지 당국은 이들의 인신매매 범죄 연루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지만, 관련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태국 매체 방콕 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이민국 측은 “최근 방콕에서 체포된 중국인 6명이 인신매매 범죄에 연루된 것은 아니며, 이들이 말레이시아 및 싱가포르에서도 구걸 활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이민국 부국장 판타나 누차나르트는 “이들 중 일부가 서로를 알고 있음을 인정했고, 인신매매가 된 적이 없다. 그들은 독립적으로 일했다고 주장했다”며 구걸로 인해 이득을 봤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지 경찰은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파툼완, 파야타이 등의 방콕 시내에서 6명의 거지들을 체포했고 그 중 3명에게 100~500파트 벌금을 부과했다. 이후 이들은 모두 중국으로 추방됐고 10년 간 태국 입국이 금지됐다.
이들은 4명의 여성과 2명의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28세부터 41세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이들이 길거리에서 포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일부터였다.
체포된 이들 모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얼굴에 깊은 화상을 입었고, 몇몇은 팔이 없기도 했다. 일부 당사자들은 얼굴과 몸에 난 상처에 대해 중국에서 발생한 화재로 생긴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인신매매 피해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상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이 통역을 자처하며 경찰서에 나타난 중국인 여성과 아는 사이였던 것. 이 여성은 보석금을 내겠다며 이들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인신매매 집단과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있다며 석방을 거부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매일 6시간씩 구걸을 하며 1만바트(36만8000원) 정도를 벌었다.
이중 핀 클라오 지역의 한 백화점 앞에서 발견된 여성은 경찰에 “10일 태국에 혼자 도착했다. 구걸이 불법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나는 이혼을 한 여성이고 중국에 두 자녀가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여권을 잃어버렸다”,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는데 돈이 다 떨어져 구걸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누군가에게 돈을 송금하지 않았고, 얼굴과 몸에 생긴 흉터는 과거 사고로 인해 생긴 것으로 결론냈다.
또 의문에 휩싸였던 통역에 대해선 몸이 불편한 중국인들을 이용해 금전적 이익을 얻었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