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S) 노리치시티 소속 황의조 선수가 동의 없이 전 연인을 불법촬영했다는 혐의로 국가대표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황의조: 노리치시티 스트라이커가 불법촬영 혐의로 한국 국가대표에서 제외되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는 “31세 공격수인 황의조는 전 연인 등과의 성관계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했다는 혐의를 받는다”며 “한국축구협회는 지난 28일 황의조를 국가대표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노리치시티 측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인지, 대응하고 있다. BBC는 “구단 측은 사건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황의조의 원소속구단인 노팅엄 포레스트 측은 BBC에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국제적 망신이다”, “늦장 대응한 축구협회의 잘못도 크다” 등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28일 이윤남 윤리위원장을 필두로 논의기구를 구성, 회의를 열어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씨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황씨가 지난달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2차전에 교체선수로 출전하며 비판 여론이 들끓자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경찰 조사 결과를 면밀히 살펴본 후 대응할 계획”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여 논란에 불을 지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논란을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혐의가 나온 건 아니다”라며 “저도 40년 축구 인생에서 많은 일들을 겪었고 그런 사건들이 있을 때마다 추측성도 있었다.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우리 선수”라며 황씨를 감쌌다.
이에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지난달 23일 “축구협회나 국가대표팀 감독이 가해자의 2차 가해에 동조하는 선택과 언동을 자제해야 할 때임을 자각하기만을 바란다”며 황의조에 대한 조치를 거듭 촉구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축구협회의 조치에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KFA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 사법당국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지 못한다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은 자신의 3번째 메이저 대회인 내년 1월 2024 카타르아시안컵 출전이 무산된다. 만약 기소돼 재판까지 가게 된다면 영영 태극마크를 못 달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난 6월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SNS에 황씨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글과 영상을 올려 논란이 시작됐다. 해당 여성은 이후 황씨의 친형수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포자를 성폭력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황씨에 대해선 불법촬영 혐의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황씨 측은 피해자와 합의로 영상을 촬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