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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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전격 사퇴… 무산된 巨野 탄핵안

李 사의 표명에 尹 재가
李 “정치적인 꼼수 아냐”
野, 검사 탄핵 강행 처리
與, 의장 사퇴 촉구 결의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의를 수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이 위원장 탄핵 계획은 무산됐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을 제외한 검사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이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8월 취임 후 3개월여 만에 방통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위원장은 국회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자진 사퇴하겠다는 뜻은 밝혔다. 자신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상황을 앞두고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주요 업무에서 차질이 생기고, 탄핵안 통과 시 수개월 간 직무 정지로 방통위 마비 상태가 올 것을 우려해 방통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날 저녁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함에 따라 이날 국회 표결 예정이었던 이 위원장의 탄핵안도 자동 폐기됐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야당 의원들의 단독 의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뉴시스

이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한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원장직을 사임한 것은 거야의 압력에 떠밀려서도 아니고, 야당 주장처럼 정치적 꼼수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그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국회 권한을 남용해 마구잡이로 탄핵을 남발하는 민주당의 헌정질서 유린 행위에 대해선 앞으로도 그 부당성을 알리고 계속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안을 다수 의석을 동원해 강행 처리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감표위원들이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손·이 검사의 탄핵안은 총 투표수 180표 중 각각 찬성 175표, 174표를 얻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두 검사의 직무는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나기 전까지 정지됐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탄핵안을 가결시킨 검사는 지난 9월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에 이어 3명으로 늘었다. 안 차장 탄핵안 가결이 헌정사상 첫 검사 탄핵 사례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개의한 책임을 물어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김 의장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본회의를 열어 민생 법안 등 다른 안건은 한 건도 없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탄핵안 처리에 앞장서는 등 편파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는 올해도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법정 시한을 넘기게 됐다. 지난해도 국회는 12월23일에야 올해 예산안을 지각 처리했다.


곽은산·배민영·박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