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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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탈당 선언에 ‘탐욕스럽다’는 민주당 “5선까지 했는데 또 하고 싶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탈당 선언…“오늘자로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
박상혁 의원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말라”…이경 상근부대변인 “지역구 주민에게 죄송해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고쳐 쓰기’조차 불가능하다며 어렵사리 탈당을 선언한 이상민 의원의 솔직한 속내는 배지를 한 번이라도 더 달려는 ‘욕심’ 아니냐며, 지역 주민에게 사과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3일 당 내부에서 나온다.

 

당내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앞서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오늘자로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깊은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있지만 한편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 정치에 입문했을 때 열린우리당 슬로건 ‘깨끗한 정치, 골고루 잘 사는 나라’는 그때는 물론 지금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며 “그 이후 5선에 이르기까지 나름 치열한 노력과 함께 성과와 보람도 있었고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민주당과 함께하며 대전 지역구에서의 내리 5선으로 당과 같이 걸어온 길을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 의원은 한때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몸서리를 치면서도 그간의 애정이 워낙 컸던 탓인지 쉽사리 끈을 놓지 못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완전히 마음을 정리한 듯 민주당과의 영원한 이별을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의 탈당 결심에는 민주당을 민심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바로 세우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꿈을 펼치고자 노력해왔음에도,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사당화(私黨化)가 이뤄졌고 특히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 세력으로 인한 ‘개딸당’으로의 변질이 절대적인 영향을 줬다. 그는 버티며 우기고 잡아떼는 파렴치한 행동이 상습적이 됐고, 게다가 ‘내로남불’이나 ‘후안무치’ 등 모습이 쌓이고 쌓이면서 이제는 당이 ‘고쳐 쓰기’조차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가슴을 짓누르는 양심의 가책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면서, 현재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희망과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의 3일 전격 탈당 선언에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박상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의원의 탈당 선언에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말라”는 말로 다른 동료 의원들에게까지 피해 주지 말라는 뉘앙스로 반응했다.

 

박 의원은 “2008년 자유선진당, 이번에는 국힘으로 가는 거냐”며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하고 싶냐”고도 따져 물었다. 열린우리당 시절인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이 15년 전인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낙천했을 당시에 탈당,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꿔 재선한 뒤 2011년 친정인 민주당에 복귀한 일을 끄집어 온 것으로 보였다. 민주당을 떠나 다른 당적을 갖고 총선에 나가려는 욕심이 이 의원의 솔직한 속내 아니냐고 따진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 의원이 지역구 주민들인 대전 유성구민들에게 죄송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 상근부대변인은 SNS에서 “유쾌한 결별이라며 가볍게 툭 털어버리기에는 그동안 선택을 받아왔던 민주당 5선 국회의원이 아니냐”며 “그동안 지지해주신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었다면 이렇게 민주당을 욕하고 떠나기 전에 많은 국민께서 왜 비판하는지 본인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전 유성(을) 지역분들께는 민주당이 아프게 패배한 지난 지선과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지역 승리를 이끄셨다”며, “민주당이 부족하면 혼내시기는 해도 이상민 의원처럼 버리지는 않는다”고 부각했다.

 

이 대표 체제를 앞장서서 비판해온 이 의원은 향후 행보를 두고 이날 연합뉴스에 “현재는 온전한 당이 없지만, 신당도 있으니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겠다”면서, 그동안 언급해온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인 꿈’을 펼칠 공간이 있고 뜻을 같이할 수 있다면 그쪽으로 발길을 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