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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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상생 금융’ 상품 속속 선보여… 재테크로 이용해볼까 [마이머니]

소비자들 금융 혜택의 기회로

보험업계 상반기 순이익 9조원 넘어서
금융당국 상생 요구에 1조원 규모 준비

생보사, 청년층 특화 저축·연금보험 집중
한화, 5년간 연 5% 기본 보장 저축보험
교보, 자립준비 청년 지원 위한 상품 내놔
신한·삼성도 다양한 상생 보험상품 출시

손보사에선 손해율 안정된 자보료 인하
실손보험료 인상률 최소화 등 방안 고민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수익에 대한 비판으로 상생금융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에도 ‘상생 압박’이 들어오고 있다. 이에 생명보험업계는 청년·취약계층 대상 저축보험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실손보험 인상률 억제 등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에도 ‘상생 압박’ 들어올 듯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6일 간담회를 갖고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달 20일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 이후 은행·증권·보험 등 주요 금융 업권별 CEO들과 갖기로 한 릴레이 간담회의 일환이다. 그러나 당국이 제2금융권에 대한 상생금융도 강조한 만큼,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도 상생금융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험 업계에도 ‘상생금융’의 요구가 이는 것은 최근 보험사들이 실적 개선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1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생보사는 이 기간 4조81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같은 기간 무려 75% 증가했으며, 손보사는 5조3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9047억원(56%) 늘었다. 보장성 보험 등의 판매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영향과 더불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막대한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에 생보·손보업계 내부에서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각각 5000억원씩 1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방향이 잡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각 사 차원에서 상생 상품을 준비하거나 추가적으로 가능한 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상황을 전했다.

당국의 ‘상생 압박’은 금융소비자에게 수익을 환원하라는 목적에서 시작된 것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융 혜택을 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금융소비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보험상품 등을 선택해 이자수익 등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생보 ‘청년 저축보험’… 손보 ‘보험료 할인’

생보업계에서는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주로 청년층 특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저축보험을 통해 청년층의 안정적인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은행권이 청년도약계좌 등으로 청년층의 호응을 모으자 이에 대응하려는 의도도 있다.

보험사 첫 상생금융 상품은 한화생명이 시작했다. 한화생명은 ‘2030 목돈마련 디딤돌 저축보험’을 선보였다. 5년 만기 저축보험으로, 가입 대상은 가구소득 중위 200% 이하인 만 20∼39세다. 시중은행의 ‘청년도약계좌’ 대비 가입 대상을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보장금리는 5년간 5%가 기본이며, 보험기간 내 결혼 또는 출산 시 납입 금액의 일정률을 보너스로 지급한다. 장기 가입인 점을 고려해 가입 1개월 경과 후부터는 원금이 보장(환급률 100% 이상)되도록 상품을 구성했다.

한화생명의 가족돌봄청년 자립지원 사업 '영케어러 디딤돌 프로젝트 위 케어(WE CARE)'. 한화생명 제공

여기에 더해 한화생명은 지난달 말 아픈 가족을 돌보며 생계까지 책임지는 ‘가족돌봄청년’을 위한 지원사업을 개시했다. 가족돌봄청년의 사회적 고립을 막고 심리적·정서적 안정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난방비 및 난방용품 지원, 시설 개·보수 등 환경 개선 활동을 한다. 밀착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역 복지기관 실무자 역량 강화 및 돌봄 가이드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해 위기 시 적시에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도 지난 1일 자립준비청년 홀로서기 지원에 초점을 맞춘 ‘교보청년저축보험’을 내놨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 위탁가정 등의 보호를 받으며 자라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돼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을 뜻한다. 가입 대상은 만 19∼29세 자립준비청년으로, 5년납 10년만기 저축보험상품이다. 5년 동안 연 5%의 확정이율을 제공하며, 월 보험료로 5만∼50만원을 납입할 수 있다. 만기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가입 후 1개월 뒤에는 중도 해지 시 원금을 보장한다. 보험료 납입이 종료되는 6년 차부터 만기까지는 공시이율에 더해 매년 1%의 자립지원보너스를 준다. 특화 서비스로 건강관리·심리상담, 헬스케어서비스, 2년마다 우수 고객용 종합건강검진서비스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라이프도 지난달 말 청년 대상 상생금융 상품 ‘신한아름다운연금보험(무배당)’을 출시했다. 만 19세부터 39세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연금 개시 시점에 기본 적립액의 최대 3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상품 가입 시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에 동참할 것을 서약하면 5%, 결혼을 할 경우 5%, 자녀를 출산할 경우 한 명당 5%씩 ‘상생 보너스’가 추가되며 최대 30% 한도로 보너스 연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납입 기간은 최저 3년 이상부터 선택할 수 있고, 최소 납입 금액은 5만원으로 45세부터 연금 개시가 가능하다.

신한라이프의 청년 대상 상생금융 상품 '신한아름다운연금보험(무배당)'. 신한라이프 제공

삼성생명은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인생금융 대출안심보험’을 지난 8월 선보였다. 순수보장형 정기보험으로,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담보대출 플랜과 중대질병 진단을 보장하는 신용대출 플랜으로 구분된다. 다자녀 가정이나 내집마련을 위한 대출 사용자를 대상으로 보험료가 20% 할인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상품은 금융감독원의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실손보험료 인상률 최소화 등이 방안이 거론된다. 자동차보험은 최근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2년 연속 가격을 1∼2% 수준에서 낮춰 왔다. 올해는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인하 폭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손보험도 지난해 적자 영향으로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최소화하는 상생금융안이 거론되고 있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약 1조5000억원의 적자를 내서 보험료가 올해 들어 평균 8.9% 인상됐다. 업계에서는 상생금융 차원에서 인상 폭을 최대한 낮춰 보자는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생보사와는 다르게 저축성 상품 등을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험료 인상 억제 등을 하면서 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