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인근 바다에서 강력한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며 한때 쓰나미까지 예상돼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긴장된 시간을 보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 인디펜던트 등이 3일 보도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 들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대형 지진으로 긴장감은 더 커졌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에 따르면 지진은 2일 오후 10시37분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인근 해저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32㎞로 파악됐으며 규모 7.6에 달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모든 지진 중 세번째로 강력한 규모다. 이후 몇 시간에 걸쳐 규모 6.0~6.4의 강력한 여진이 네 차례 일어났다. 또 필리핀 부투안 동남동쪽 140여㎞ 해역에서 3일 오전 2시40분쯤과 오후 7시35분쯤 각각 규모 6.2, 6.6의 지진이 발생했다.
강력한 규모의 지진이라 곧바로 쓰나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필리핀 당국은 민다나오섬 지진 직후 “강진이 파괴적인 쓰나미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했다. 필리핀 화산·지진학 연구소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도 높이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를 보냈다.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PTWC)는 지진의 규모와 위치로 볼 때 쓰나미가 필리핀 남부와 인도네시아, 팔라우, 말레이시아 일부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하며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쓰나미는 일본까지 영향을 미쳐 일본 기상청은 지바, 시즈오카, 가고시마 등 태평양에 접한 현들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기상청은 필리핀 지진 이후 도쿄에서 남쪽으로 약 290㎞ 떨어진 일본 하치조지마에서 40㎝의 쓰나미 파도가 관측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행히 필리핀에서만 한명의 사망자와 소수의 부상자가 보고되는 등 쓰나미가 우려됐던 큰 인명피해를 만들지 않았고 PTWC 등의 경보도 해제됐다.
다만, 태평양의 지진 및 쓰나미 공포는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지진이나 화산활동이 빈번해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올해 들어 규모 6 이상의 대형 지진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지진이 발생했던 민다나오섬에서도 지난달 17일 규모 6.9의 지진으로 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특히, 태평양 연안은 저개발 지역이 많아 쓰나미 등에 대한 대응이 취약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