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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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이 결정적인 서브 득점 2개...우리카드, OK금융그룹과 천적관계 청산하며 10승 선착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의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 이날 경기 전까지 우리카드는 승점 25(9승3패)로 대한항공(승점 25, 8승4패)과 승점은 같지만, 승률에서 앞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시즌 전 “우리 팀은 꼴찌 후보다”라고 말한 신영철 감독의 말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경기 전 신 감독은 “엄살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우리카드의 토종 에이스 나경복은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다. 어차피 나경복이 상무 입대 예정이긴 했지만, 신 감독은 나경복의 FA 이적을 계기로 판을 새로 짰다.

 

나경복의 보상 선수로 미들 블로커 박진우를 데려와 코트 중앙을 보강했고, 나경복의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는 주전 세터 황승빈을 KB손해보험에 내주고 데려온 한성정으로 메웠다. 황승빈이 빠진 주전 세터 자리는 고졸 2년차인 한태준을 세웠다. 외국인 선수는 199cm로 비교적 단신이지만, 좌우 날개에 모두 활용 가능한 마테이 콕(슬로베니아)을 트라이아웃 6순위로 뽑았다.

 

불확실성 투성이였지만, 뚜껑을 열자 우리카드의 경기력은 단단했다. 한태준은 2년차 답지 않게 안정된 경기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남자부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한 새 얼굴인 마테이와 나경복 대신 새로이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은 김지한의 ‘좌우 쌍포’에 한성정도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다만 이날 경기 이전까지 우리카드는 올 시즌 당한 세 번의 패전 중 두 번을 OK금융그룹에 당했다. 그것도 모두 0-3 셧아웃 완패였다.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나온 우리카드 선수들은 이전 두 경기와는 다른 몸놀림을 보이며 일진일퇴 공방전을 거듭한 끝에 5세트에 돌입했다.

 

5세트 역시 초접전 양상으로 치러졌고, 12-12에서 마테이의 서브 차례가 됐다. 마테이의 첫 서브는 OK금융그룹 왼쪽 사이드라인에 절묘하게 떨어지며 에이스가 됐다. 두 번째 서브는 안정된 리시브를 자랑하는 OK금융그룹의 리베로 조국기조차 손도 뻗을 수 없는 공이었다. 마테이의 연이은 서브득점으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우리카드는 14-13에서 마테이의 후위공격으로 이날 경기를 세트 스코어 3-2(25-21 21-25 25-19 28-30 15-13) 승리로 끝내며 천적관계를 청산했다. 마테이는 블로킹 4개, 서브득점 2개 포함 42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승점 2를 챙기며 승점 27이 된 우리카드는 대한항공과의 격차를 벌림과 동시에 남자부에서 가장 먼저 10승(3패) 고지에 선착했다. 반면 승점 1을 쌓은 OK금융그룹은 승점 22(8승5패)가 되며 삼성화재(승점 21, 8승4패)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안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