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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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린이 폐렴’ 초비상..의료계 “한국도 대혼란 올 것” 경고

“개인위생에만 맡길 일 아냐”
베이징 병원에 몰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들. 사진=신경보 갈무리/연합뉴스

최근 중국 전역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확산한가운데 “우리나라 보건 당국의 대처가 너무 안일해 오픈런 이상의 대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는 의료계의 경고가 나왔다.

 

의료계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만 맡길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4일 대한아동병원협회는 긴급 성명을 통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 손씻기 등 개인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마이코플라스마 유행을 대비한 정부 차원의 사전 대책 마련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Mycoplasma pneumoniae)으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이 균에 감염된 사람의 침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튀거나 이동할 때 잘 감염된다.

 

몸속에 들어온 이 균은 평균 2~3주간 잠복했다가 증상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선 법정 감염병(제4급)으로 관리한다.

 

이러한 가운데 질병관리청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소아를 포함한 학동기 아동(1~12세)이 마이코플라스마로 입원한 환자의 79.6%를 차지했다.

 

특히 이 질환을 막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아 현재 중국에선 하루 한 병원에만 마이코플라스마 환자 3000여 명이 찾아오는가 하면 중국 내 주요 도시의 소아과 병상 대부분이 포화상태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소아 감염병은 학교·유치원 등 등교를 비롯한 집단생활이 불가피해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은 한순간에 확산하는 게 특징”이라며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에서 소아필수 인력 부족과 독감 환자의 급증을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애로 사항을 겪는 만큼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하면 오픈런 같은 혼란 이상의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회 최용재(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 회장은 “진료 현장에서는 이런 우려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데도 질병청은 중국에서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원인이 새로운 병원균은 아니고 4년에 한 번씩 유행하는 바이러스로 국내 의료 수준이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응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준을 높이는 걸 권고한다고 말했다”며 “아직도 정부는 소아 필수 의료 인력 부족으로 겪는 오픈런 및 마감런으로 인한 환자·보호자의 고통과 코로나19의 교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최근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보건당국의 마이코플라스마 대책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보건소 등에서 개인위생을 당부하는 기사뿐”이라며 “도대체 정부가 왜 존재하는지 그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한편 현재 인도·타이완 등에서는 ‘중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마이코플라스마 자국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령까지 취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의료계 지적처럼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