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국가보훈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6개 중앙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여권의 총선 전략과 맞물린 ‘보궐 개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부 부처 장관 교체를 발표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는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지명됐고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발탁됐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는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보훈부는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해수부는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농식품부는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이 지명됐다. 각 후보자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최 후보자에 대해 “정통 경제관료로 거시 금융 등 경제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춘 경제정책의 최고 전문가”라며 “물가, 고용 등 당면한 경제·민생을 챙기며 우리 경제의 근본 체질 개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에 대해선 “저명한 여성 경영학자로 경륜 있고 학교 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교수”라며 “6·25 참전용사의 딸로서 보훈정책에도 평소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갖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강 후보자의 아버지는 6·25 참전 무공훈장 수훈자인 강갑신씨다. 최 후보자는 “‘임중도원’(任重道遠:맡겨진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의 책임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6명 중 강정애, 송미령, 오영주 후보자 3명은 여성으로 ‘여성’, ‘1970년대생’ 발탁을 주문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보인다. 여성은 아니지만 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1970년생이다.
특히 중기부 장관에 외교 관료인 오 후보자를 ‘깜짝’ 발탁한 점이 두드러진다. 오 후보자는 지난 6월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지 약 5개월 만에 자리를 옮기게 됐다.
‘외교가 경제’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중소·중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는 현 정부 국정 기조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추경호 전 부총리와 원희룡 전 장관을 비롯해 이번에 교체된 전임 장관들은 모두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법무부, 박진 외교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향후 개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현재 공석인 방송통신위원장과 국정원장 후임도 연내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